<월스트리트저널>신흥투자시장 신뢰도 하락 리스크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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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멕시코사태로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위험이 노출되면서 스페인과 스웨덴이 고통을 겪고 있다.
95년 첫주는 스페인에 시련이었다.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을 투매하고 페세타貨의 가치가 최저치를 기록한 것.펠리페 곤잘레스정부가 드세지는 정치공세로 무기력해지고 있고 중앙은행인 스페인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이자율을 올렸으나 그 효과는 미지수다.게다가 많은 분석가들이 스페인 시장의 문제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스페인뿐만 아니다.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정치적인 혼란과 통제불능의 예산적자로 흔들리는 이탈리아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통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스웨덴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다. 이 세나라는 공통적으로 고수익 채권시장으로 통한다.다시말해 투자 위험도 평균보다 높은 곳이다.투자분석가들은 최근의 멕시코.이탈리아 시장에서 보듯 이러한 시장은 재평가돼야 한다고말한다. 『투자자들은 위험한 투자를 원하지 않는다.차라리 투자를 안한다』고 런던 J P모건사의 통화담당인 아비나시 퍼사우드氏는 말한다.지난해 한바탕의 홍역을 치른후 투자자들은 위험도가낮은 현금이나 단기 채권 또는 위험도가 낮은 마르크貨나 스위스프랑貨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스페인에서의 투자위험은 정부의 불안한 장래,인플레이션 등이다.곤잘레스 수상은 오는 97년까지 임기가 보장되어 있으나 테러리스트 진압부대의 사망사건과 관련된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올 5~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주의 노동 당은 도시지역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증권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지방선거 직후에 총선거에 대한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시장은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정부를 선호하지만 야당인 대중당이 집권한다해도 재정적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지 혹은 재정적자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성장우선정책을 채택할지 불확실하다.
경제학자들은 정치가 스페인의 금융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붕괴한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정부 붕괴의 전개과정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스페인은행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7.35%에서 8%로 올렸으나 페세타貨의 가치회복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해 투자자들의우려를 자아냈다.중앙은행은 이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했으나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이 조치가 일종의■ 금융공황 징조로 보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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