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베르톨루치 감독 "리틀 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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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호암아트홀에서 상영중인 『리틀부다』는 관객들에게 인생을 다시생각하게 하는 감동의 영화다.
이 작품은 『1900년』『마지막 황제』등 강한 인상의 영화를주로 만든 이탈리아의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감독하고 『스피드』로 젊은층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있는 키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은 미국영화다.미국 시애틀에서 포교활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티베트고승 라마 도제의 영혼이 윤회해서 미국 백인아이와 인도와 네팔등 남녀어린이 3명으로 나뉘어 환생한다.라마 도제의 제자인 고승 라마 노브는 이 아이들을 찾아내서 다시 스승으로 모시는데 이들에게 불교의 진리를 쉽 게 설법하기 위해 2천5백여년전 석가모니가 출가,고행.성불하던 현장으로 정신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줄거리다.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과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중간중간 불교의 뜻깊은 가르침을 쉬운 말과 부처님의 생애를 다룬 화면을 통해 그리고 있다.특정종교의 사상만 다룬 영화라기보다 풍부한 동양철학의 정신적 자산 전반에 걸쳐 서구인 나름대로의 탐미적 접근을보여준 영화다.종교와 관계없이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인생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티베트불교의 현란한 장식미술,장엄한 의식,그리고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히말라야 산맥속 불교왕국인 네팔과 부탄의 풍물이 볼만하다.다양하게 비춰지는 자연의 풍광들이 불교의 무상성,즉 『아무것도 영원한 것이 없으니 눈앞의 것에 집착해서 욕심부리고 싸우며 살기보다 덕있는 삶을 살아라』는 진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아울러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키누 리브스가 젊은 시절의 석가모니역을 맡아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깊은 내면을 연기로 보여준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리틀 부다』 개봉전야 시사회에 참석한 송월주(宋月珠)조계종 총무원장은 『이영화는 쉬운 말과 훌륭한 영상으로 인생의 무상함과 드높은 정신세계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물질과 향락에 찌들고 이기주의와 자기중심주의에 멍든 현대인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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