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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우유팩·과자 상자 … 생활쓰레기 그냥 버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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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각종 상자와 용기로 만든 로봇 장난감. 아이가 직접 CD를 붙이고 술을 달아 장식했다. [사진=강정현 기자]

다 쓴 1.5L짜리 페트병의 중간을 잘라 흙을 채운 다음 화분으로 쓴다. 마시고 난 200㎖ 우유팩은 헹궈서 말린 후 입구 부분만 잘라내 아이들 속옷이나 양말을 정리할 때 쓴다. 이 빠진 커피잔은 포크와 스푼을 담아놓는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샐러드 용기는 잘 씻어 아이들 장난감을 종류별로 담는다. 잼병은 소금·깨소금·멸치가루 등을 넣는 조미료 용기로 쓴다. 주부라면 이 중 하나쯤은 실행에 옮겨봤을 것이다.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한 번 하고 나면 왕창 생기는 각종 용기와 상자들. 버리기 아까운 것이 적지 않다. 이럴 때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멋진 생활용품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버리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살아 있는 환경교육이 따로 없다. 본지 패밀리 리포터들이 새해를 맞아 각종 재활용 아이디어를 모았다. 2008년 ‘생활의 달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센터피스·냅킨 링·양초 받침
 
김윤희 리포터는 아이들 파티할 때 재활용 덕을 톡톡히 본다. 주위의 반응이 좋았던 것 중 하나는 테이블 가운데 놓는 장식인 센터피스. 꽃 장식이나 큰 촛대를 따로 준비하는 대신, 마트에서 파는 치즈케이크 용기 9개를 사용한다. 노란 아크릴 판 위에 케이크 모양으로 동그랗게 펼쳐놓고 용기 안에 초콜릿과 사탕을 골고루 담는다. 파티가 끝난 뒤 그 용기들을 셀로판지로 각각 봉해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면 된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아크릴 판 아래는 유리컵 2개로 받치는데, 컵 안에 반짝이 장식을 넣으면 파티 기분이 나 멋스럽다.
 
아이스크림을 살 때마다 무심코 받아오는 스푼. 색도화지만 있으면 멋진 양초 받침으로 쓸 수 있단다. 색도화지를 꽃 모양으로 오린 후 스푼 5∼6개를 색도화지에 사방으로 꽂는다. 가운데에 양초를 놓으면 완성이다. 색도화지에 두꺼운 판지를 붙여주면 더 좋다. 랩을 다 쓰고 남은 심은 냅킨을 싸는 냅킨 링을 만들면 된다. 심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 레이스와 리본만 둘러주면 감쪽같다. 레이스와 리본은 따로 구입해도 좋고, 평소 선물에 딸려온 리본을 모아놨다 써도 된다. 
 

<그래픽 크게보기>#우유팩도 용량별로 활용
 
재활용 방법을 알고 나면 버릴 용기가 거의 없다. 우유팩은 말할 것도 없다. 가장 많이 생기므로 재활용 빈도도 높다. 200㎖ 우유팩은 속옷이나 양말을 정리하는 데 맞춤이다. 특히 좁은 서랍에 여러 종류의 물건을 정리할 때 유용하다. 이우영 리포터는 500㎖ 우유팩을 은행알 익힐 때 쓴다. 우유팩을 잘 씻어 말린 후 은행을 4∼5알 넣고 입구를 잘 봉해 전자레인지에 1분가량 돌리면 맛있게 익는다. 소량을 익힐 때 프라이팬을 달궈도 되지 않으니 덜 번거롭다. 주윤미 리포터는 1000㎖ 우유팩 여러 개를 냉동실 수납에 이용한다. 각종 식품을 투명한 비닐팩에 넣은 후 입구 부분을 잘라낸 길다란 우유팩에 담고 이름표를 붙인다. 문 쪽 자리에 우유팩을 주르륵 세워놓으면 깔끔하게 수납이 된다.
 
초콜릿 상자 안에 담는 플라스틱 용기는 구멍마다 한 숟갈씩 빻은 마늘을 넣어 얼릴 때, 칸칸이 나뉘어진 건강보조식품 상자는 풀·가위·구슬 같은 아이 학용품을 용도별로 정리할 때 쓸모 있다. 정사각형으로 된 화장지 상자는 겉에 예쁜 시트지를 바른 후 칼로 구멍을 내면 두루마리 휴지 상자로 변신한다. 딸기·감 등이 담겼던 투명한 플라스틱 팩은 선물을 풀고 남은 각양각색의 포장지나 리본 장식 등을 보관하기에 좋다. 케이크 상자의 아랫 부분을 깨끗이 닦아 예쁜 사진이나 성탄절 카드 등을 붙이면 아이들 방에 액자로 활용할 수 있다. 벽지에 흠집이 나지 않는 양면 테이프가 필요하다.

락스 통에 색종이를 붙여 만든 동물 장난감.

아이가 어리다면 버려지는 상자와 용기를 갖고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어보게 하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각종 종이상자로 몸체를 만들고 솜과 반짝이 장식 등을 곁들여 로봇을 만든다든지, 세제 용기에 색종이를 붙여 동물을 만든다든지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돈 주고 사는 장난감과는 또 다른 맛에 아이들이 금세 빠져들 것이다.

글=기선민 기자, 이수진 패밀리 리포터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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