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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클럽.출판계 책값 할인싸고 마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국내유통업계에「가격파괴」바람을 몰고온 프라이스클럽과 출판계가책 할인판매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할인판매점과 제조업체간 상품공급 마찰이 또다시 일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출판사와 서점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전국서점조합연합회는 지난해말 회원사들에 각각 공문을 발송해프라이스클럽을 도서정가제 위해업소로 지목하면서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그동안 프라이스클럽에 책을 납품해오던 20여개 출판사들은 이들 출판관련 2개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 더이상 물량을 공급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나섰고,프라이스클럽은 도서가격 담합행위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한편 자체 마 진을 없애면서라도 할인판매를 계속 실시하겠다고 맞서 힘겨루기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프라이스클럽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일본은 없다』등 베스트셀러와 『태백산맥』『이문열 삼국지』『아리랑』등 대하소설류,『에센스영한사전』등 사전류,『도로교통지도』『운전면허시험』등 실용도서류,각종 아동도서류등을 중심으로 정가보다 20~25%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대해 출판문화협회와 서점연합회는 프라이스클럽의 할인판매 때문에 정상적인 도서유통에 혼란을 야기하고 정찰제를 실시중인 기존서점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출판문화협회 정종진(鄭鍾眞)사무국장은『출판물을 대상으로 가격경쟁을 벌이게 되면 질저하를 초래하게 된다』면서『공정거래법에도도서류에 대해서는 가격담합금지 예외를 인정한만큼 기존 도서유통질서 혼란행위를 강력히 단속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프라이스클럽측에서는 출판계의 이같은 가격담합행위가 공정거래법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기하는 한편출판사에서 도서물량 공급을 중단하면 도매상을 통해서라도 조달해마진을 붙이지않고 판매하는등 실력행사로 맞선다 는 방침이다.
프라이스클럽의 유하일(柳河一)점장은 『중간유통과정을 생략하고매장의 코스트절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책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을 방해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한다』면서『이를통해 그동안 왜곡된 도서유통구조와 가격체계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앞서 프라이스클럽은 지난해12월 롯데백화점의 납품업체를 동원한 물량공급중단 압력에 시달린바 있으며 할인판매점의「가격파괴」가 진행될수록 이같은 제조및유통업체와의 힘겨루기는 더욱 확 대될 전망이다.
〈林一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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