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경영전략>최고경영인에 듣는다-LG전자 李憲祖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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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개방원년」인 을해년.우리기업은 본격적인 세계화경영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경제국경이 없는 지구촌시장을 무대로 갈 길이 더욱 바빠진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를 업종별로 만나 새해 구상을 들어본다.
[편집자註] 『각국 소비자의 니즈(needs=요구)에 정확히맞춘 상품을 생산,나라안팎의 시장선점에 힘쓰겠습니다.』 새해 세계선진기업에 맞설 전략수립을 총 지휘하는 LG전자 이헌조(李憲祖)회장의 다짐이다.
제품의 불편한 기능을 끝까지 추적,개량해 소비자 입맛에 꼭맞는 모델을 만들어 세계정상의 전자업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3일 회사시무식에서도 올해를 「제2혁신의 원년」으로선언했다.
李회장은 이같이 경영전략을 지휘하는 일 말고도 새해에 유난히할 일이 많은 최고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지난 연말 LG그룹의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 회장으로 승진,맡은 자리가 더 무겁게 된처지다.마침 새해들어 본격적인 세계화를 다지 기 위해 회사이름도 금성사에서 LG전자로 바꾸었다.
『세운상가(서울 장사동)를 돌며 금성라디오 제1호 제품을 팔기 위해 도매상을 찾아다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는 그는 입사37년만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소감을 『오를데가 더 이상 없는 정점에 올라 책임감만 더 느낀다』는 말로 대신한 다.
국가나 기업에서 전자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데다 사업환경변화도 극심해 지금부터 3년간의 변화가 회사와 국가산업의 운명을 바꾼다는 점을 강조한다.
멀티미디어가 인류의 생활양식을 바꿔 놓고 있는 측면에서 보면국내 전자산업이 「제2의 개화(開化)」를 맞고 있다고 비유한다.이에 따라 LG전자는 새해 박막(薄膜)트랜지스터-액정장치(TFT-LCD).高화질(HD)TV.주문형반도체(A SIC)칩등의개발사업과 소프트사업에 본격진출,사업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요 전자업체의 입장에서 보완할 사업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금성통신과의 합병을 통해 통신사업을 기존의 사업과 연계해야 시너지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답변한다.
李회장이 새해에 펼칠 또 하나의 경영방침은 경영활동에 동양사상을 접목(接木)시키는 일.
무슨 일이든 성의와 여유로움을 갖도록 하는 특유의 경영철학이다.『중용(中庸)에 나오는 「신기독(愼其獨)」처럼 남이 안보는데서도 철저한 서비스정신을 유지하고 대학(大學)의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맞게 현장 확인주의를 지킨다』는 뜻 이다.
글=李重九 사진=白鐘春기자 〈약 력〉 ▲서울문리대 철학과 졸업(57년)▲럭키화학.금성사 판매과장(60)▲㈜럭키 상무(67)▲금성계전 부사장(74)▲럭금 기조실사장(78)▲금성사 사장(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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