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춘문예 심사평-소설부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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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본심에 올라온 12편중 거론된 작품은 다음 6편이었다.『弔詞-오늘』(이대식)은 80년대 운동권이 휴면기를 맞은 오늘의 상황을 두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증검하고 있다.정돈된 문장은 좋았으나 요즘 너무 흔한 소재다.
『禁獵鳥』(이용원)는 새를 매개로 남녀 삼각관계의 애정문제를담고 있다.설명문에 의존한 압축되지 않은 관계설정이 아쉽다.『달은 결코 도자기처럼 부서지지 않는다』(백영)는 검(劒)을 통한 민족사의 순례다.
특이한 발상,대륙적 기풍은 이해되나 요약한 무협소설 치기가 결점으로 지적되었다.나머지 3편이 보다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거울에 대한 명상』(김영하)은 가식의 사랑과 사랑의 진실,또는 그 확인을 실존적 상황으로 설정했다.후반부의 무게에 비해전반부의 성애(性愛)가 너무 가볍고 진한 점이 부담이었다.『新月印千江之曲』(임산지)은 짜임새 있는 구성,밀도 감등 소설을 만드는 솜씨가 능숙하다.만월과 잉태의 상징성,씨앗보기를 염원하는 여성의 집념도 잘 나타나있다.그러나 소설이 너무 작위적이다.능숙함이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선자들은 토론 끝에『거미 여행』(장경식)을 당선작으로 뽑기로 합의 를 보았다.시골 간이역 역무원들의 삶,그들의 무료와 소외가 곡진하게 묘사되어 있다.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현실의 한 모퉁이를 이만큼 구체적으로 건져냈다는 능력을 인정하기로 했다.후반부의 여자 문제가 격을 떨어뜨렸다는 흠은 지적해주고 싶다.당선을 축하하며,보다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崔 一 男 白 樂 晴 金 源 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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