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취업률 높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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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실시된 제1회 대구대 모의취업 경진대회에서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기업 인사 담당자로부터 질문을 받는 등 모의면접을 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영남대 4학년 취업 동아리 ‘아고라’ 회원들은 요즘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회원 11명 중 대학원에 진학하는 2명을 제외한 전원이 기업 등에 취직한 때문이다.

회원들은 지난 1학기부터 일주일에 이틀동안 3시간씩 교내 학생지원센터에 모여 면접유형·기업특성·시사문제 등을 연구·토론해 왔다. 회원끼리 면접생·면접관으로 나눠 예상 질문·답변을 하는 모의면접도 연습했다.

 회원 박규희(26·전자공학4)씨는 “연습 덕분에 회원들이 면접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을 유감없이 드러내 취업에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대엔 이런 취업동아리가 20여개 된다.

 요즘 대학가의 관심은 온통 취업이다. 지역대학들이 우수 신입생 유치 등을 위해 취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교육부가 2005년부터 대학 취업률을 공개하고 있는 데다 11월말 현재 20대 청년 실업률이 7.1%로 전체 실업률(3.0%)의 2배를 넘고 있어서다.

 ◆합숙캠프·현장체험은 기본=경북대는 20~21일 4학년 45명을 대상으로 경기지역 기업체 탐방행사를 열었다.

GM대우 부평공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 같은 6곳을 돌며 업체 연구에 나선 것.

생들은 이들 업체에서 경북대 선배와 간담회를 하며 취업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경북대의 기업 탐방은 올해가 처음이다.

 대구대도 지난 17일 4학년 36명을 모아 울산 현대자동차, 대구 LG텔레콤을 현장 방문했다. 역시 모교 선배와 간담회 등을 열었다.

 대구가톨릭대는 20~21일 경주 대명리조트, 계명대와 대구대는 20~22일 경주 콩코드호텔과 코오롱호텔에서 각각 취업캠프를 열었다. 학생들이 합숙하며 직무적성검사를 받고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면접 등을 해 보는 자리다. 여기서는 옷 잘 입는 법, 화장하는 법, 비즈니스 글쓰기, 대화법 같은 실무 능력을 익히게 된다.

 취업캠프는 단기간에 기업의 채용 전 과정을 사전에 체험케 하는 등 실전처럼 진행되는 것이 특징. 서류·면접 전형 등에서 탈락한 학생에게는 불합격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교정해 주는 식이다.

 ◆취업교육증명서 받고 졸업 늦추기도=이색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영남대는 졸업 예정자에게 ‘취업교육 이수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 증명서엔 취업전략·진로탐색 같은 취업 정규과목의 수강 여부가 상세히 기록된다. 24일 현재 50여명이 이를 발급 받았다.

 대구대는 취업 관련 행사·특강·캠프에 참여한 일수에 따라 마일리지(점수)를 준다. 지난 18일에는 참여도가 높은 우수학생 30명에게 30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전달했다. 또 이들에게는 취업 추천 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대학들은 조기 취업교육에도 열을 올린다. 대구가톨릭대는 입학부터 취업 때까지 교수가 학생들을 진로 지도하는 ‘책임지도 교수제’를 시행 중이다. 교수가 학생의 학업성취도·취업준비상황을 수시로 체크해 취업률을 확대토록 한 뒤 실적에 따라 연봉을 조절하는 제도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학생들은 졸업을 늦추기도 한다. 이수학점을 조절하거나 휴학해 한 학기 더 수강하는 경우 등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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