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08미국대선] "초반 2연전서 바람 타면 강자가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려면 경선에서 전체 대의원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2008년의 경우 민주당은 1995명, 공화당은 1259명 이상의 지지 대의원을 확보하면 후보가 된다. 양당의 경선은 역동적이다. 주별로 순차적 경선을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 만일 어떤 후보가 초반에 이변이나 바람을 일으키면 순식간에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

2004년 민주당 경선에서 존 케리 상원의원이 후보가 될 수 있었던 동력은 초반 2연전(아이오와와 뉴햄프셔)의 승리다. 그는 경선 전 전국 지지율에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게 뒤졌으나 이 두 곳에서 승리하면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이런 드라마는 이번에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뉴햄프셔주 예비선거(1월 8일, 대의원 수 민주 30명, 공화 12명)=민주당에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상승세가 무섭다. 보스턴 글로브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30%)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28%)을 오차범위 내에서 제쳤다. 힐러리의 아성이던 뉴햄프셔는 이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바뀌었다. 오바마가 아이오와에 이어 이곳에서도 이긴다면 전국 지지율 선두인 힐러리는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힐러리가 오바마의 도전을 뿌리친다면 아이오와에서 패배하더라도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공화당에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보스턴 글로브 조사 결과 매케인(22%)은 선두인 미트 롬니(25%)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바짝 따라붙었다. 매케인은 2000년 이곳에선 조지 W 부시 당시 텍사스 주지사를 꺾었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 집중해 온 롬니는 위기를 맞고 있다. 아이오와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게 추월당했고, 뉴햄프셔 승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집단 지지로 상승세인 허커비 바람이 이곳에선 불지 않고 있다.

◆미시간 예비선거(1월 15일, 대의원 수 민주 0명, 공화 30명)=미시간은 주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경선 시기를 앞당겨 민주.공화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민주당에선 대의원 전부(157명)를 전체 경선 결과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고, 공화당은 전체(60명)의 절반만 인정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힐러리와 롬니에겐 중요하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연전연패를 하더라도 이곳에서 브레이크를 걸 수 있어서다. 힐러리는 오바마에게 상당히 큰 격차로 앞서 있다. 아버지가 미시간 주지사를 지낸 이곳 태생의 롬니는 현재 선두지만 허커비의 추격 속도가 빨라 안심할 수 없다.

◆네바다 당원대회(1월 19일, 대의원 수 민주 33명, 공화 34명)=힐러리가 선두지만 오바마와의 격차가 많이 좁혀져 있다. 오바마가 역전할 경우 곧바로 열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리도 기대할 수 있다. 공화당에선 전국 지지율 선두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처음으로 승리할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롬니의 조직도 강하고, 허커비도 상승세여서 줄리아니의 선두는 다소 불안해 보인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공화 1월 19일, 민주 1월 26일, 대의원 수 민주 54명, 공화 24명)=흑인 유권자가 많아 힐러리와 오바마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힐러리가 우세했으나 오바마가 분위기를 많이 바꿨다. 아이오와에서 선전 중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고향인 이곳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화당에선 1980년 이후 이곳에서 승리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됐다. 현재 허커비가 한때 선두였던 롬니를 추월한 상태다.

◆플로리다 예비선거(1월 29일, 대의원 수 민주 0명, 공화 57명)=경선일을 앞당기는 바람에 양당에서 미시간과 똑같은 징계를 받았지만 후보들이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의 전과가 '쓰나미 화요일'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주당 힐러리와 공화당 줄리아니가 강세다.

◆쓰나미 화요일(2월 5일, 대의원 수 민주 2075명, 공화 1069명)=22개 주에서 일제히 당원대회나 예비선거가 열린다. 캘리포니아(민주 441, 공화 173).뉴욕(민주 285, 공화 101).일리노이(민주 181, 공화 70).뉴저지(민주 127, 공화 52).매사추세츠(민주 121, 공화 43) 등 대의원 규모가 큰 지역 상당수가 이날 경선을 한다. 양당 대통령 후보는 사실상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