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론 "노 정부와 선 긋자" 합의론 "경선 땐 사분오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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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왼쪽에서 둘째)와 최고위원들이 23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당의 향후 진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대통합민주신당이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의 얼굴'을 어떻게 뽑을지를 놓고 합의추대론과 경선론으로 갈렸다. 양측 논리는 "경선을 통해 확실하게 대선 참패의 책임을 따져 노무현 정부와 선을 긋고 가자"(경선론)와 "참패한 정당이 경선 싸움만 벌이면 사분오열된다"(합의추대론)는 것이지만 내부엔 총선을 앞둔 당권 경쟁이 있다.

경선 때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김한길 의원 그룹은 경선론을 치고 나왔다. 김 의원 그룹은 열린우리당 해체와 신당 창당 때도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차별화를 주장했다. 김 의원 그룹 박상돈 의원은 23일 "어정쩡하게 넘어가기보다 확실하게 논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 추대로 친노(親노무현)-비노(非노무현) 갈등을 봉합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참여정부에서 장.차관 했던 분들은 모두 뒤로 물러나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시절 청와대와 차별화를 요구했던 김한길 의원이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합의추대론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당내 중진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 친노 그룹이 주장한다. 당내 다수 의견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참여정부와 선 긋기를 당연시하면서도 바닥 싸움을 벌이기보다 합의 추대를 통한 대표 선출을 기대한다. 손 전 지사 측 한 의원은 "손학규가 당의 얼굴이 되면 당연히 당의 노선도 바뀌고 (참여정부와) 차별화된다"며 "수도권 총선을 생각하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친노 그룹도 경선에서 불거질 '노무현 정부 책임론'을 부담스러워한다. 다만 추대 대상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염두에 둔다.

한편 정동영 후보는 22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선대위 해단식에서 "대선이 끝났어도 큰 뜻을 이루려는 내 꿈은 쉼 없이 커지고, 태양이 매일 뜨듯 내 인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쇄신위원장 김호진=신당은 23일 최고위.상임고문단 연석회의를 열어 대선 결과 평가와 당의 진로를 논의할 당 쇄신위원장에 김호진(고려대 교수) 상임고문을 내정했다. 신당은 24일 오전 최고위를 열어 쇄신위원 후속 인선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글=채병건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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