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세계화로의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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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시드니에서「세계화」를 선언한 이후「세계화」란 단어가 범람하고 있다.가위 말의 홍수라 할까,태풍에 비유될 정도다.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식으로 약방의 감초 처럼 사용되고 있다.삼성의 자동차 사업허가에서도,정 부조직 개편에서도,외환제도 개혁에서도,이들을 세계화와 연관시키면서 연일 신문.잡지.방송등에서 끊임없이 세계화란 말을 쓰고 있다.
과연 세계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그 의미를 알고 사용하는지 의심스럽다.세계화 의미를 정의하라면 정말 애매 모호해 그 뜻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화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그것이 그것같이 느껴질 따름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화는 국가의 틀을 깨지 않고 교류를 갖는 것을 말하며 수출을 통해,더 나아가 해외생산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외국을 이기는 기업 내셔널리즘이다.그리고 세계화는 국제화의 다음단계로 서로 섞고,서로 이해하며,서로 구 별하지 않고,사람.정보.자원의 원활한 교류를 저해하는 제도적.문화적인 장애요인을 제거해 하나의 지구촌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한다.
아는 바와 같이 EU.NAFTA.APEC등 경제력 판도의 변화,UR타결.WTO출범으로 세계는 무한경 쟁의 시대에 돌입하게됐다. 이런 급변하는 국제 시장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리도 세계화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 우리 국민의식의 선진화,사람.자원.기술 등이 필요에 따라 교류하는데 장애가 되는 제도의 개선,그리고 외국문물을 받아들여 소화시 키기 위한 배타적 국민성의 탈피가 요구된다.이런 모든 것이 매스컴에서 외친다고 하루 아침에 이룩되지는 않을 것이다.이번 세계화 운동 역시 구호에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은 기업대로,정부는 정부대로,국민은 국민대로 작은 것부터 하나 하나 차근차근하게 추진하는 것이 세계화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코오롱파이낸스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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