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만료 하루앞둔 12.12-전두환.노태우 측근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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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12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민주당이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던 10일 아침 이른 시간,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은 측근 10여명과 서울을 벗어나고 있었다.경기도 양주에서 골프를 치기 위해서였다.
일행은 장세동(張世東)前안기부장.안현태(安賢泰)前경호실장.차규헌(車圭憲)前교통장관.오자복(吳滋福)前국방장관등 5共인사들이었다. 12.12공소시효 만료에 대해 全씨측은 『신경 안쓴다』는 반응이다.왜냐하면 『12.12가 문제되는 것은 야당이 문제로 삼아 생기는 정치적인 일』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겉으로는 모른척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심 「12.12」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全씨측이 최근 눈에 띄는 행동을 삼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매주 목요일 가까운 인사들과 산행을 하는 외에는나들이를 하지않고 있다.
지난 6.25 44주년 때와 10.26 15주년 때 및 박태준(朴泰俊)前포철회장의 모친상을 전후해 떠들썩한 지방 나들이에비교하면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셈이다.全씨는 다만 14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노신영(盧信永)前총리와 당시 장관들의 송년모임(무궁화회)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이런 조심스런 거취는 12일이 지나도 『내년에 5.17과 국보위에 대한 검찰수사등 「산넘어 산」이며,야당에서 물고 늘어질것이기 때문』이라고 익명을 부탁한 5共출신 한 민자당의원이 귀띔했다. 그러나 全씨측은 12.12 검찰수사가 고소인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따라서 『연말이나 내년초 적당한 시점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민정기(閔正基)비서관은 밝혔다 .
반면 노태우(盧泰愚)前대통령은 12.12당일부터 이틀간 고향인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다.盧씨측은 『학교 은사및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한 측근은 盧씨가 12.12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전한다. 盧씨가 12.12 수괴(首魁)로 지목된 全씨에 비해 관련 정도가 가벼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는 얘기도 있지만6共측은 기본적으로 87년 대통령선거때 이 문제가 결말지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인지 요즘들어 盧씨는 全씨에 비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그동안 盧씨는 대구에 아파트를 구입해 한달에 한두번 왕래를 해왔다.
盧씨는 지난 7일 6共초 이현재(李賢宰)前총리 내각인사들의 모임인 육초회(六初會)연말모임에 참석한데 이어,17일 강영훈(姜英勳)前총리내각의 육중회(六中會),23일 정원식(鄭元植)前총리내각의 육영회(六榮會)송년모임등에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盧씨측은 『매년 치르는 송년모임으로 별다른 뜻은 없다』고 했다. 全.盧씨 두 사람은 6.25 44주년 때와 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추도행사때 만나 단합을 과시한 이후 만나지 않고 있다. 지난 가을 검찰로부터 12.12질문서를 받았을 때 양측 참모들이 대책을 공동 의논한 적이 있을 뿐이다.두사람은 당분간만날 계획은 없다고 한다.
12.12 관련자중 민자당에 몸담고 있는 허화평(許和平.포항).허삼수(許三守.부산동).박준병(朴俊炳.보은-옥천-영동)의원도 역시 공소시효를 묻는 질문에 『할말이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의원총회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허화평의원은 『입장 표명은그때 충분히 해 담담하다』는 반응이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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