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 가스폭발사고 피해품 신고 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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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의류 3백85만원,전자제품 3백59만원,귀중품 97만원…」서울마포구아현동 가스폭발사고로 졸지에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됐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이들의 신고내역 속에는 피해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올망졸망 담겨있다.핸드폰 1개,3년생 난초 화분 2개,안경 알,쌀 한가마,김치 한 독,무말랭이등 반찬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가옥 피해부분만 신고한 사람,이불.레코드등 가재도구 피해액을10원 단위까지 산출한 사람,어린 딸이 가장 아끼는 인형의 구입가격을 산출한 사람등 피해내역에는 도시서민들의 생활이 그대로나타나있다.
한국가스공사측이 마련한 아현3동사무소와 소의국민학교등 두곳신고소에는 9일 오전까지 모두 1백97가구가 피해신고를 마쳤다.
8일 오후 피해액을 신고한 金연미(여.22.서울마포구아현1동)씨는 전소된 가옥의 전세금 1천8백만원과 전기장판.의류.커튼.베개등 피해액을 3천1백53만원여원으로 산정,신고했다.사고지역 인근에서 주차장을 경영하는 趙병호(42.서울마 포구아현3동)씨는『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차량 7대가 모두 타버려 피해자들로부터 보상을 요구받고 있다』며 신속히 보상금을 지불해줄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민들의 신고액수와 실제로 이들이 받을 보상액수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게 가스공사측의 설명이다.
다이아반지등과 같은 귀중품등 불에 타서 형체를 찾아볼 수 없어「증거물」이 남지 않은 경우에 신고내용만 믿고 무작정 전액 보상을 해줄 수는 없지않느냐는 것이다.
사고지점 맞은편에 위치한 대우전자의 경우 다수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피해액 산정방법도 아직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
아현1동 소의국민학교에서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는 가스공사직원 이승(李勝.32)씨는『현재 두군데에서 피해액을 접수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피해자들이 두곳에 모두 신고해 전체 피해 규모는신고 접수가 끝나 전산작업을 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신고하는 내용들을 보니 앞으로 보상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결국 신고를 통해 피해 상황 규모를 파악한 뒤피해자들과의 구체적인 협상과 보험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최종 보상액이 결정될 전망이다.
〈金玄 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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