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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강문화>10.老妄증후군 잉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노망증후군은 뇌 단층촬영과 그 행동양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알츠하이머병인지 노인성치매인지 구분할 수 있다.
노인성치매는 머리 속에 있는 큰 뇌 앞부분에 이상이 오면서 처음에는 세수나 양치질을 등한시하고 밥만 먹으면 잠을 자면서 혼자 중얼거리며 불현듯 집을 뛰쳐나가려고 하고 무엇인가 과거사에 집착해 그것을 현실에 맞추려고 애쓴다.
조금 상태가 심해지면 개인적 위생을 완전히 등한시하면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보행이 가능할 때는 부엌을 화장실로 혼동해용변을 보기도 하며 보호자가 제때에 제대로 돌봐주지 않으면 보호자가 싫어하는 행동을 일부러 반복한다.
그렇지만 대화는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으며 간간이 쓰는 능력과 읽는 능력이 건강할 때와 거의 같은 경우도 있다.단어를 기억해 낸다든지 과거사를 기억한다든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우둔하지만 의외로 분명할 때도 있다.단지 틈틈이 과거 를 현실로 착각해 엉뚱한 짓을 하고 보호자 없이 집을 나가 사고를 내는 경우가 잦아진다.이불이나 베개를 뜯어 속의 솜을 가지고 놀기도하며 아무도 없는데 보고 싶은 아이들이 왔다고 하기도 하고 그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외치기도 한다.환각과 환청상태가 때도 없이 나타나곤 하는 것이다.남자노인의 경우 수발을 드는 여자간병자를 죽은 자기부인이나 옛날애인으로 오인해 손을 잡고 쓰다듬는 등 환행(幻行)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노인성치매가 정신병적증세를 보이는 반면 알츠하이머병은머리 속의 큰 뇌 뒷부분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초기에는 성격변화나 정서변화를 뚜렷이 보이지 않으나 기억력이 현저히 감퇴하고 어휘구사가 힘들며 읽고 쓰고 일하는 것을 등한히 한다.
아무 문제가 없다가도 별안간 이집저집을 기웃거리는 습관이 생기는데 그것은 기억력이 꺼져 가면서 깜박깜박 거릴 때의 환자 상태다.집안일을 곧잘 하던 할머니가 갑자기 가스불을 켜 놓은 채 다른 일을 하다 음식을 태우기도 하고 가스불을 켤 줄은 아는데 끄는 방법을 잊어 버려 화를 당하기도 한다.기억력이 하루아침에 제로점에 이르기 때문에 늘 다니던 가게에 갔다가 집을 잃기도 하고 전화번호도 잊어 버려 소지품의 기록이 아니면 집을찾아 주기도 힘들게 된다.옷을 잘 맞춰 입지 못한다든지 윗옷을발에 꿰려고 애쓰기도 하고 바지를 상체에 입으려고 고집을 피운다. 손톱을 보면 흰색의 반원점이 완전히 소멸되어 없어진 것을발견할 수 있고 눈동자가 또렷하지 않다.숫자를 차례대로 세지 못하고 친척을 알아보지 못하며 오줌을 지리고 잠을 못 이루게 되면 중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어느날 갑자기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이불 속에 손을 넣거나 이불매무시를 하다 목부분에 손이 닿으면 목졸리는 소리를내거나 살려 달라고 하기도 한다.마침내 말기가 되어 말도 제대로 못하고 움직이는 방법을 잃어버리며 혼자서는 식사.대소변 가리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까지 그래도 깨끗이 하려고 하며 예의범절과 품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이다.
〈다음은 노망증후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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