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회주의 포기한 日 사회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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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日本)사회당이 마침내 사회주의의 깃발을 내릴 것 같다.
6일 발표된 「95년선언」초안은 사회당이 『민주주의.리버럴 신당(新黨)결성을 도모함』을 명백히 하고 『관용하는 시민정당』을표방하고 있다.특히 『사회주의적 反체제 사고에 따른 정책은 전후(戰後)자본주의의 다이내미즘 앞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반성함으로써 앞으로 사회주의 노선과 결별(訣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45년 11월 무산정당(無産政黨)각파가 모여 출발한 사회당은 47년 총선에서 제1당으로 보혁(保革)연립정권을 세우는데 성공했으나 당내 좌우 양파가 대립해 분열을 계속했다.
55년 좌우 양파가 모여 집권자민당(自民黨)의 개헌노력 을 저지할 수 있는 3분의 1 의석(議席)을 확보했으나 60년 다시분열돼 민사당(民社黨)이 뛰쳐나갔으며,그후에도 좌우대립은 계속됐다.이 과정에서 사회당은 침체에 들어갔으며「만년야당」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했다.특히 지난해 7월 총선 에서는 70개 의석에 불과,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당은 현실인정 쪽으로 노선을 대폭 수정했다.지난해 발표한「93년 선언」은 보수세력과 연립정부 수립가능성을 보이고,미일(美日)안보조약.자위대.한일(韓日)기본조약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대변화를 보였다.사회당의 변신( 變身)은 지난해 비자민(非自民)연립정부에 참여하면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특히 지난 6월말 출범한 자민.사회.신당 사키가케 3당 연립정부에서 무라야마(村山)위원장이 총리가 되고나선 현실노선을더욱 강화했다.무라야마총리는 지난 7 월 국회에서 자위대 합헌성 인정,일장기(日章旗)와 기미가요 인정,비무장 중립원칙 포기,원전(原電)인정 등 사회당의 기본노선을 사실상 모두 포기하는발언을 했다.
이번「95년 선언」 초안은 이데올로기 정당으로서 사회당의 종말(終末)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앞으로 사회당내 강(强).
온(穩)간 노선투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며,정당간 이합집산(離合集散)으로 이미 혼란상태인 일본정치는 앞으로 상당 기간 혼란을면치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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