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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에서>스카우트연령 너무 어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1914년 봄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파이엣빌이란 작은 마을로 봄훈련을 갔다.여기서 덩치가 곰만큼 큰 조지 허만 루스라는 소년을 발견,볼티모어 아메리칸이란 마이너리그팀에 집어넣었다.생전처음 야구공을 만져본 이 소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불과 넉달만에투수로 14승6패,타자로는 고작 2할을 때려냈다.
그해 7월19일 트레이드 머니 고작 1만달러로 루스는 보스턴레드 삭스에 팔려갔고 그로부터 5년뒤인 1919년말 이 소년은다시 연봉2만달러,계약보너스 1천달러를 받고 뉴욕 양키스로 팔려갔다.이 트레이드야 말로 뉴욕 양키스사상 「 가장 값싸고,가장 값비싼」트레이드가 됐다.바로 이 베이브 루스가 뉴욕 양키스를 명문으로 만들고 메이저리그를 미국스포츠의 제왕으로 만든 장본인인 것이다.
1916년 적자에 허덕이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당시로서는꽤 큰 돈인 연봉 1만5천달러로 브렌치 리키를 제너럴 매니저(단장)로 채용했다.「팜 시스템의 아버지」브렌치 리키는 1940년까지 무려 32개의 마이너리그팀과 6백여명의 선수를 거느린 메이저리그 최고의 농장주가 되었고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팔아 카디널스는 흑자로 돌아섰다.
스토브 리그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신인스카우트와 트레이드다.
몇년전 롯데의 최동원.김용철과 삼성의 김시진.장효조를 맞 트레이드한 것은 아직도 우리 프로야구사에 하이라이트로 남아 있다. 베이브 루스의 경우는 선수의 숨어있던 재능을 트레이드를 통해 재발견,성공한 경우다.보스턴의 투수가 뉴욕의 홈런타자로 크게 탈바꿈한 것이다.브렌치 리키의 원칙,즉 「양이 많으면 질도좋아진다」는 철학은 우리처럼 선수층이 얇은 현실에 선 적응이 좀 어려울지 모른다.그러나 돈 아껴서 2군선수숫자 줄이고 경기수도 줄이자는 몇몇 구단들에는 「입에 쓴 보약」이 될 것 같다. 신인스카우트나 트레이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선수가 아니라 그 선수의 미래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이다.이런 점에서 우리 프로구단의 스카우트들은 2~3명을 제외하곤 아직 연령적으로 너무 어린 것같다.메이저리그의 경우 ■5 세이하의 스카우트들이 거의 없다.
은퇴한 김영덕 감독이나 백인천.김응룡.김성근.김인식감독같은 사람들이 스카우트부장쯤 되어야 우리도 베이브 루스를 발굴해 낼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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