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술지 '내공' 키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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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SCI(과학논문인용색인)는 과학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이젠 잘 알려진 단어다.

과학자들은 근무 중인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채용.재임용.업적 평가의 잣대로 SCI 인용빈도나 게재 논문 편수를 평가받는다.

일반인들도 언론매체에서 한국 모 대학의 SCI 논문 편수가 몇위, 한국 전체의 SCI 인용빈도가 세계 몇위니 하는 보도를 자주 접한다.

SCI란 원래 미국의 민간기관인 톰슨 ISI(과학정보연구원:Institute of Science Information)사가 매년 전세계에서 발간되는 자연과학분야 학술지 중에서 3천9백종의 우수 학술지에 등재된 논문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를 말한다. 이들은 모두 인용도와 영향력이 상위 15%에 드는 전세계적으로 우수한 학술지다.

톰슨 ISI는 영향력과 인용도를 고려해 매년 SCI 학술지를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SCI에 등재된 학술지의 총수는 3천7백45종. 이중 국내 학술지는 7종이다. '대한화학회지'영문판 등 7종이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받아 어엿하게 SCI 학술지 목록에 들어간 것이다.

SCI만이 학술지의 절대 가치평가 기준은 아니다. 톰슨 ISI는 SCI 이외에 인용도와 영향력이 상당한 학술지들을 'SCIE(SCI확장판)'라는 이름으로 추가로 분류한다.

사회과학분야는 SSCI(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로 불리며 한국이 학술지 2종을 등재해 놓고 있다. 이 역시 수년간 변동이 없다. 인문과학분야는 A&HCI(예술.인문과학논문인용색인) 달랑 1종의 학술지가 등재돼 있을 뿐이다.

이들 SCI.SCIE.SSCI.A&HCI는 통털어 '웹 오브 사이언스'(사이언스 웹)로 불리며, 세계 학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SCIE에 포함된 한국 학술지들이 7종이나 늘어났다. 모두 27종이 돼 한국 과학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국내 저널의 영향력과 권위를 높여 좀더 많은 학술지들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웹 오브 사이언스에 등재된 저널의 총수는 8천9백2종. 지난해 추가된 7종을 포함하더라도 웹 오브 사이언스에 등재된 한국 학술지는 모두 37종인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04%다. 이 수치는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중국.호주에 비해서도 극히 적은 수준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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