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건 수배 黃熙京씨-사교술 앞세워 稅盜조직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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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법무사 업계의 여걸』『사교술의 귀재』『겁없는 노처녀….』 경기도부천시 원미구 세무과 직원 이병훈(李炳勳.32.수배중)씨등과 짜고 14억여원의 세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진 황인모(黃仁模)법무사사무소 직원이자 黃씨의 딸인 황희경(黃熙京.37)씨의 별명들이다.
미혼인 黃씨는 지난 19년간 법무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터득한 노하우와 타고난 사교술을 바탕으로 세무직 공무원들에게 접근,등록세 대행업무등 일거리를 따내고 일거리가 많을 경우 부천시내 24개법무사 사무실에 분배하는 선심을 베풀며 세도(稅盜)조직망(?)을 확대해 온 법무사업계의 대모였다.
黃씨는 부천시 심곡동 부천역앞과 송내동 먹자골목에 91년과 92년 잇따라 카페까지 차려놓고 세무직 공무원들을 초청,주연을베풀며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것이 주변의 얘기다.
서울 토박이인 黃씨가 고교 졸업후 아버지가 운영하는 법무사사무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5년.
주로 경리업무만 전담하던 黃씨는 80년대 중반부터「사무장급 경리담당 직원」으로 일하며 아버지를 대신해 사무실 업무를 거의총괄.관리했고 이때부터 부천시청과 구청 세무직 공무원.법무사사무소 직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등록세 징수의 허점 을 이용해 세금을 횡령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黃씨는 달아난 李씨와 김흥식(金興湜.32)씨 등이 시청에서 원미구 세무과로 자리를 옮긴 89년4월부터 이들과 함께 본격적인 세금도둑질에 나섰다.
90년3월부터 오정구 오정동(舊 중구오정동)일대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된데다 92년12월 중동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황금어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거액의 세금을 착복한 黃씨는 91년부터 부천시원미구원종동 자택외에 서울구로구구로동 주택,경기도안산시 와동 상가,김포군통진면귀전리 임야등 6억9천3백만원상당의 부동산을 집중매입하는등 부동산 투자에도 솜씨를 보였다.
92년10월에는 김포군김포읍북변리로 위장 전입해 개발이 한창인 북변택지개발지구 인근 논.밭을 사들여 이 일대 부동산업계에서는 겁없는 처녀라고 불리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富川=鄭泳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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