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우울한 創黨 百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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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백년 역사의 오래 된 가게(百年老店).쑨원(孫文)이 1894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흥중회(興中會)라는 이름으로 처음 조직한 중국 국민당이 24일로 창당 1백주년을 맞았다.
한때 중국대륙을 지배했던 영광에 비하면 크게 쇠락했지만 그래도 창당.당적 옮기기.합당을 밥먹듯하는 아시아에서 대만의 국민당은 가장 오래된 정당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의 앞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1백년을 맞는 국민당의 자축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대륙수복」이라는 이념적 바탕을 국민당이 포기한 지 이미 오래며 대륙출신의 원로급들이 물러나면서 순수 대만출신의 리덩후이(李登輝)총통등 대만계 간부들이 전면에 부상했다.또 민진당으로대표되는 야당의「현지화」물결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國民黨은 올해 초 오랜 역사의 舊 당사(黨舍)를 헐어 버리고 현대화된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다.그러나 지난 1백년 동안 국민당은 적잖은 족적을 남겼다.장제스(蔣介石)가 대륙을 장악했던 지난 27년이후 지금은 비록 대만에 한정돼 있지만,국민당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67년동안 집권에 성공한 기록이 있으며 한때권위주의 체제에서 점차 민주적인 체제로 성공적으로 이행해 가는드문 케이스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臺北=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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