淨水약품 수은검출 말썽-영등포정수사업소 전량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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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시 영등포정수(淨水)사업소에 납품된 상수도 정수약품에서 중금속인 수은이 기준치이상 검출돼 사업소측이 긴급 수거해 전량폐기처분하는등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영등포정수사업소가 지난10월 중원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정수약품 「폴리염화알루미늄」에대한 성분검사를 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수은이 기준치(0.2PPM이하)이상 검출됐다는 것이다.시보건환경연 구원은 지난 2일 실시한 1차 검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되자18일 2차 검사를 실시,이를 확인했다.시 보건환경연구원측은 중원화학이 납품한 폴리염화알루미늄에서 검출된 수은함량의 정확한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인체에 유해한 수준을 훨씬 넘어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李啓榮.李哲熙기자〉 영등포정수사업소측은 지난 10월12일 중원화학으로부터 폴리염화알루미늄 1백80입방m를 2천6백여만원에 구입,자체 약품탱크에 보관한 후 시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을 보류해왔다.문제의 약품은 서울시가 황산알루미늄협동 조합이 지정한 각 약품회사로부터 공급받은 약품가운데 하나로 각 정수사업소측은 2~3개월 단위로 이를 공급받아 왔다. 중원화학측은 이와 관련,『제품의 품질검사를 하려면 국립공업시험소에 의뢰한후 보통 20일이상 걸리기 때문에 납품기일이촉박할 경우 간이테스트만 실시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경우처럼사전에 발견되지 않았을 경우 수은이 함유된 약품으로 정수처리 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다.중원화학측은87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시내 영등포정수사업소등 3~4개 정수사업소에 매년 평균 1천입방m의 폴리염화알루미늄을 공급해 왔다.
한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관계자는 『공급받은 약품은 그동안 대부분 검사하나 10%정도는 검사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며 폴리염화알루미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수은은 중독증세에 걸리면 두통.식욕감퇴.체중감소현상이 나타나며 차츰 손.입술.눈꺼풀이 떨리는 증세를 보여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태가 된다.심하면 기억력상실과 실어증.이가 빠지는등 신경및 정신계통의 장애도 유발,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유독한 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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