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美 중간선거-클린턴 再選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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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중간선거의 대승으로 축제분위기에 젖어있는 공화당은 선거개표가 다 끝나기도 전에 96년 대통령선거를 두고 후보지명 쟁탈전에 들어갔다.
필 그램상원의원(텍사스주)에 이어 앨런 스펙터 상원의원도 사실상 후보지명전 돌입을 선포했다.
보브 돌 상원의원은 내년 2월15일께 가부간 태도를 밝힐 예정이나 워싱턴 정가는 그의 대통령 후보지명전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돌의원의 후보지명 가능성이 가장 높다.
현재 공화당에서 거명되고 있는 후보들은 모두 12명이다.
후보가 이같이 많은 이유는 다음번 대통령은 누가 후보가 되든간에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공화당은 이번 중간선거의 결과가 말해주듯 미국민의 절대다수가보수회귀해 공화당 지지로 선회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결과가 그대로 대통령 선거에 나타날 경우 공화당후보가 최소한 대의원수 확보전에서 클린턴에게 3백16대 81로이길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물론 신중론도 있다.보브 돌의원은『유권자들은 갈대와 같아 언제든지 바람부는 대로 기운다』며 이번 선거결과가 96년에도 같은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정작 누가 96년의 후보로 가장 강력하냐는 데는 아직 아무런 대답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다.
대다수의 후보거명자들이 클린턴을 누르고 국민지지를 이끌어낼 정도의 매력이 있는 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돌은 정치전술가로 뛰어난 경륜과 리더십도 있지만 천성적으로 냉소적이며 어둡고 비관적인 성격으로 정평이 나있어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지도자를 원하는 미국민의 성향에 맞지 않아 선거에서 의외의 실패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램의원은 논쟁에서 상대방과 격렬히 부닥치는 경우가 많아참모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결격사유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외에 유력한 인물로 꼽히는 잭 켐프하원의원이나 딕 체니前국방장관,그리고 콜린 파월前합참의장등도 모두 나름대로 함정들을 안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켐프의원은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불법이민자 처우차별법안을 비판,보수계의 적지 않은 배척을 받게 될 것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또 체니 前국방장관은 너무나 성격이 부드러워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닉슨대통령으로부터 96년 대통령감이라고 예언받다시피한 피트 윌슨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본인이 워싱턴의 「혼탁한 정치분위기」를싫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월 前합참의장의 경우 미국이 다수백인이 지배하고 있는 사회라는 점을 염두에 둘 경우 유색인종인 파월의 대통령당선은 물론후보지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드러내놓지 않는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화당은 전체적 분위기로는 낙관적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아직도 대통령선거를 치르기에 더 많은 시간과 치열한 경쟁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단계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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