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맞춤 청바지 美서 인기-재미교포 박성규씨 SW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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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컴퓨터로 청바지를 맞추고 컴퓨터가 옷감을 재단해 각 개인의 취향대로 청바지를 대량생산하는 시대가 열렸다.
하체 곡선에 자신있는 여성들은 청바지를 가장 즐겨 입는다.그러나 몸에 잘 맞는 청바지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이 문제를 컴퓨터가 해결해 주었다.뉴욕타임스紙는 美 리바이 슈트라우스社가 한국인 2세 박성규(35.매사추세츠州 뉴튼市 소재 「커스텀 클로딩 테크놀러지」社 사장.前IBM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씨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컴퓨터맞춤 청바지가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보도하고 이는 산업측면에서 주문 상품의 대량생산 시대를 활짝 열 게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리바이 슈트라우스社는 지난 3월 신시내티에서 처음으로 여성 상대 컴퓨터 맞춤 청바지를 판매했는데,여성 청바지 판매 실적이 최근까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3백%나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美산업관계자들은 『컴퓨터로 옷을 맞추고 제작하는 방식은▲고객들의 구매 방식과▲판매점의 재고관리 등 여러가지 경제활동에 있어 가히 혁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 방식이 출현하게 된 것은 여성들이 청바지 크기에 불만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朴씨가 이 프로그램을 개발,리바이社의 문을 두드리면서부터였다.그는 1년전 리바이社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면서 직접 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중 개하는역할을 맡도록 요구했다.이에따라 현재 리바이社가 판매하는 모든청바지 맞춤은 朴씨가 직접 경영하는 커스텀 클로딩 테크놀러지社의 컴퓨터 망을 거쳐야한다.뉴욕타임스는 그가 이 프로그램을 리바이社에 넘기지 않고 독자적으로 다른 의 류업체에 확대시킬 생각을 갖고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리바이社는 朴씨의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다소 실험적이라 판단해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만 컴퓨터 맞춤 청바지 주문을 받았다.그러나 성과가 좋아지면서 최근에는 뉴욕의 맨해튼,이달말에는 콜럼버스.오하이오.피바디.매사추세츠 州 등 컴퓨터맞춤 청바지 판매망을 확대해나갈 계획.또 내년 이후에는 美전역의 30개 이상 청바지 판매점에서 컴퓨터 맞춤을 실시해나갈 예정.
리바이社는 주로 여성들이 몸에 꼭 맞는 청바지를 원하고 또 여성 청바지 부문에서 「리(Lee)」등 타사 제품과 경쟁이 치열한 관계로 현재는 여성용만 컴퓨터 맞춤을 취급하고 있다.
컴퓨터로 맞춘 청바지를 입어본 경험이 있는 미국 여성들은 대체로 『몸에 잘 맞고 색깔이나 패션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호평하고있다.가격은 옵션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청바지 한벌에 50~60달러 선.이는 기성복 보다는 약 10달러 정도 비싼 편이다.배달은 3주내 판매점으로 해주거나 고객이 추가로 5달러를 내면 직접 배달해 주기도 한다.
미국의 산업관계자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연하장이나 축하카드를 작성하는 것과 같은 컴퓨터주문 생산 방식이 이미 출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청바지컴퓨터 맞춤 방식은 기존의 「생산→유통→판매」라는 경제활동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을 대사건 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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