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트남과 또 '땅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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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국과 베트남이 남중국해의 난사(南沙).중사(中沙).시사(西沙) 등 3개 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최근 하이난(海南)성 직할로 이 3개 군도를 관할하는 정식 행정구역인 싼사(三沙)시를 설치한 게 발단이 됐다. 영토 분쟁지가 공식적으로 중국의 행정구역에 편입된 것이다. 그러자 베트남 외교부는 "중국이 우리 영토를 침범했다"며 강한 비난 성명을 발표하며 맞서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뉴스 포털 써우후(搜狐)는 5일 싼사시 설치에 대해 베트남 외교부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인터넷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 뉴스는 당국의 검열에 걸린 때문인지 오전에만 잠시 인터넷에 오른 뒤 곧바로 삭제됐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싼사시 신설안을 승인하고, 관리 책임을 하이난성 원창(文昌)시에 일임했다. 싼사시의 관할 면적은 바다를 포함해 약 200만㎢로 중국 전체 국토 면적(960만㎢)의 20%를 넘는다. 수면 위로 노출된 섬이 40여 개이며 269개의 크고 작은 암초와 산호초가 있다.

<지도 참조>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시사 군도에 군사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창사(난사)와 황사(시사) 군도는 명백한 베트남 영토"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일대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2002년 이해 당사국들이 마련한 '남해 행동선언'에 근거해 영토 분쟁을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3년 9월 시사 군도에서 교전을 벌여 중국이 승리했다. 79년 2월에는 중국이 육로로 베트남을 공격해 전쟁을 치렀고 88년 분쟁 종식에 합의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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