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종합병원" 신은경 죽일것인가 살릴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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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신은경을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MBC인기드라마 『종합병원』이 신세대 시청자가 다시 TV앞에모이는 겨울시즌을 앞두고 드라마의 진로설정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현재 인기절정의 주인공 신은경을 중심으로 매회 의사들의애환과 사랑을 다루는 기존의 의학단막극 포맷을 고수할 것인지,아니면 신은경을 뇌종양에 걸리게 해 「암에 걸린 의사의 감동투병기」로 극적효과를 배가할 것인지를 놓고 제작진 내부 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은경의 암투병기案은 『종합병원』출연설이 꾸준히 나돌던『마지막 승부』의 스타 장동건을 신은경의 상대역으로 기용한다는내용이 포함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장동건은 학업때문에 방송을 떠난 상태지만 겨울방학을 이용해 『종합병원 』에 출연할 계획이다. 신은경의 감동 투병기 시나리오는 대강 이렇게 전개된다. 이재룡을 놓고 박소현과 사랑의 시소게임을 벌이던 신은경은 우연히 자신이 뇌종양에 걸린 것을 알고 이재룡에 대한 감정을 정리한다.암에 걸린 사실을 숨긴채 병원 일에만 몰두하던 신은경은 역시 암으로 입원한 청년 장동건에게 동병상련이상 의 애틋한감정을 품게 된다.뇌 전체에 종양이 퍼진 신은경은 삭발까지하며투병하지만 끝내 장동건과 동료들의 오열속에 숨을 거둔다-.
암투병기를 구상한 연출자 최윤석PD는『병원드라마의 백미라 할수 있는「의사의 암투병기」를 4월 시작 당시부터 기획해 왔다』며『당초 이재룡을 암투병 주역으로 설정했으나,보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신은경을 대신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시나리오가 채택된다면 『종합병원』은 다음달부터 내년1월까지 두 달동안 신은경.박소현의 사랑대결구도에서 탈피해 죽음에 직면한 여의사의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맞추게 되며 장동건의 등장.신은경의 삭발연기.이재룡과 박소현의 열애등 볼 거리도 늘게된다. 그러나 암투병기 시나리오는 전문의학단막극으로 매회 새 얘기를 선보인다는 당초 기획의도를 벗어나 연속극의 성격을 띠는데다 드라마 인기의 주축인 신은경을 조기퇴장시킴으로써 자칫 극의 수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높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코 않 다.
반대의견을 내고 있는 측은 『출연진 전부가 주인공인「종합병원」에서 누구하나라도 빠진다면 극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며 의학전문단막극의 골격과 특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종합병원의 전개방향에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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