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LPGA 도레이컵 우승 고우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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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고우순(高又順.30)의 퍼팅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혈혈단신으로 현해탄을 건너간지 채 1년이 안돼 일본은 물론 세계정상급 선수가 즐비한 미국프로골프(LPGA)까지 거침없이 정복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기 때문이다.미국이라면 으레 주눅 이 들던 일본도 한국인인 高의 이같은 활약에 대해 질시보다는 오히려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지난주 미국여자골프투어 마지막 대회인 도레이 재팬퀸스컵에서 우승을 차지,위축된 한국여자골프에 낭보를전한 고우순을 전화통화를 통해 「스포 츠 초대석」에서 만났다.
-우승을 축하한다.도레이컵 우승의 특별한 의미라면.
▲올 가장 큰 목표가 일본투어 상금랭킹 10위내에 드는 것이었다.이 대회 우승으로 일단 목표는 달성했다싶어 만족하고 있다.또 언젠가는 미국 무대에서도 실력을 평가받고 싶었는데 그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것도 기대이상의 성과다 .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 승부처라면.
▲마지막날 12번홀에서 15m짜리 롱 버디퍼팅이 들어갔을때 우승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스코어보드를 보았더니 선두인 킹과의 차이가 불과 1타차였다.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동타가 되면서 우승을 확신할 수 있었다.
-최근 성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비결이라도.
▲시즌 막바지에 들면서 컨디션이 매우 좋아졌고 자신감도 붙었다.도레이컵에 앞서 치러진 일본과 미국간의 대항전인 니치레이컵에서 일본이 참패했음에도 나는 일본팀에서 유일하게 내가 맡은 3게임을 모두 이겼다.둘쨋날은 이영미(李英美)프로 와 한조로 뛰면서 강호 베스 대니얼을 물리쳐 자신을 갖게됐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미국투어 진출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미국에서 활약해 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품고 있었던게 사실이다.일본 기자들이 이번 우승으로 미국LPGA투어에 3년간 풀시드가 주어진다고 전해줬는데 확인은 안됐지만 미국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것은 분 명하다.
하나 집안문제도 있고 해서 미국 투어로 근거를 옮기는 것은 곤란하다.대신 내년2월 하와이에서 벌어지는 미국투어 시즌 오픈전과 함께 미국여자오픈.LPGA선수권등 굵직한 대회에는출전하겠다. -한국과 미국및 일본 골프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이나 일본 골프가 한국보다 분명 한수 위다.그러나 한국에는 8개밖에 경기가 없는데 반해 일본이나 미국은 40개 가까운 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일본 골퍼들도 미국 골퍼들과 실력은 엇비슷하나 직접 경기를 하다보 면 주눅이 들기 일쑤다.일본 골퍼들은 룰과 원칙에 지나치게 집착,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흔한 반면 미국골퍼들은 자연스럽게 감정조절을 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큰 차이다.
〈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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