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거대한 스포츠病棟-선수 60%가부상에 신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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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세계정상으로 발돋움한 중국스포츠의 이면에는 불구에 가까운 부상으로 신음하는 숱한 선수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 중립지인 明報는 10일 사회면 톱기사로 중국의전국정협(全國政協)이 밝힌 부상선수들의 실태를 보도,메달을 위해 선수들이 희생해야했던 신체적 장애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전국정협의 의료위생체육전문소조가 前배구 대표출신인 장룽팡(張蓉芳)정협위원의 지휘아래 선수들의 부상여부등을 조사한 결과 13개 종목 6천3백40명중 부상자는 59.6%인 3천8백32명에 이르렀다.
부상부위는 모두 6천4백38곳으로 전선수가 한군데 이상은 아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레슬링.역도.체조.배구.야구선수들의 부상이 비교적 많아이들은 보통 1.5군데,가장 부상이 많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평균 2.1군데씩의 부상이 있었다.
선수들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부상정도도 심해져 체조국가대표 70명중 인대파열.골절등의 부상은 선수 1인당 네군데인 것으로 조사됐다.수술받은 선수만 17명,비록 칼은 안댔지만 수술에 가까운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경우는 모두 3백14회에 달했다.
이에따라 78년부터 92년까지 15년동안 부상선수들중 국가체육위원회의 조례에 의해 장애자증명을 받은 사람이 1백19명,2등급 부상자가 20명,3등급이 99명이나 됐다.
한국여자빙상의 대들보 유선희(劉仙姬)와의 빙속 특급대결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예차오퍼(葉喬波)는 제16회 겨울올림픽에서 첫 동메달을 획득,겨울스포츠제전사상 첫 메달의 영예를 중국팀에안겼지만 본인 자신은 휠체어를 대신 선물로 받게 됐다.
葉의 코치가 국가체육위원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葉의 두 다리 관절이 모두 망가졌다」는 것이었다.
또 세계여자체조선수권대회서 3회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던 올해 26세의 황뤠이펀(黃瑞芬)은 15세때 경기중 입은 왼쪽발 골절등으로 지금은 두 다리 모두 장애판정을 받은채 매월 2백元(약2만원)정도의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것 으로 조사됐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체육계 인사는 「명예와 이익을 위해」 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등의 허울좋은 명분아래 건강인이 장애인으로 전락하고마는 훈련풍토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며중국체육의 비정한 훈련상황을 통렬히 비판했다.
[홍콩=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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