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자체사옥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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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화그룹에서 분리된 빙그레가 더부살이를 청산하고 13일 독립사옥으로 이전한다.
한화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서울동대문구답십리동 건물에 세들어 있다가 강남구압구정동에 마련한 자체사옥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빙그레의 이번 독립사옥 이전은 무엇보다 한화그룹과는 엄연히 딴살림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데서 이뤄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빙그레는 지난 92년 9월 한화그룹에서의 분리를 선언했지만 사옥만은 당장 옮기지 못해 어찌됐든 한화신세를 지고 있었던게 사실이다.그러던 것을 이번에 독립사옥으로 홀로서기 행보를 가시화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수 있다.
빙그레 새사옥은 몇가지 색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무엇보다 김호연(金昊淵)회장의 형인 김승연(金昇淵)한화그룹회장이 운영하는한양유통의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바로 옆에 사옥이 들어섰다는점이 관심을 끈다.그것도 건물높이(5층)나 외 관이 갤러리아백화점과 흡사해 얼핏보면 백화점으로 착각할 정도다.사옥이름도 삼희(三喜)빌딩으로 지어 한화그룹계열의 삼희투자금융.삼희통운.삼희기획.삼희관광에서 쓰는 명칭을 그대로 썼다.
독립을 내세우면서도 은근히 인연을 강조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심지어 빙그레 金회장의 한양유통에 대한 집념이 담겨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관련,빙그레 관계자는 『압구정동시대와 함께 제2창업을 이뤄나가겠다는 뜻이지 다른 복선은 없다』고 주장했고 한화그룹측도『이미 분리된 마당에 한양유통에 대한 미련을 그런 식으로 나타낼리가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하지만 주변관계자들은 『한양유통에 대한 빙그레 金회장의 애착이 남달리 강했던 만큼 백화점과 나란한 위치에 사옥을 마련한 자체가 묘한 뉴앙스를 풍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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