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총재에 마쓰시타-대장성 사무차관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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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東京=郭在源특파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는 흔히 「물가의 불침번」「통화의 파수꾼」이라는 말을 한다.총재 인사가신문의 1면 톱을 장식하고 주요면의 해설을 필요로 할만큼 주목받고 영광되지만 그만큼 책임이 크며 어렵고 고독 한 자리다.
국내에선 경기불황과 은행불량채권발생등의 책임을 물어 인기가 전혀 없었지만 외국에서는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굳건히 금융정책을 수행했다고 A학점을 받은 미에노 야스(三重野康) 제26대총재가 오는 12월16일로 5년임기가 만료됨 에 따라 후임이 내정됐다.그의 5년간은 총리가 7명이 바뀌고 자민당55년체제가 무너지고 버블경제의 피크와 붕괴로부터 이어지는 장기불황을 한몸으로 경험해야했던 파란만장한 재임기간이었다.
온갖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쏠렸지만 연간 37회나 되는 공식해외출장등 하드스케줄을 탈없이 수행하고 경기가 오르려는 시점에서 바통터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행 총재인사는 「타스키가케」라고 한다.양어깨에 X자로 띠를 두른다는 말인데 이는 일본은행 출신과 감독관청인 대장성OB(사무차관)가 번갈아가며 한다해서 붙은 것이다.묘한 줄다리기다.이번에도 예외없이 일본은행 출신의 미에노총재 후임에 대장성출신인 마쓰시타 야스오(松下康雄.사진.68)사쿠라은행상담역이 내정됐다.전과 다른 것은 대장성내의 소위 네마와시라는 배후조정이 통하지 않아 후보를 늘어놓고 안되는 순서로 지워나간 「소거법(消去法)」을 택했다는것.그만큼 시대가 달라진 것이다.
현재 68세인 마쓰시타 총재 내정자는 1950년 도쿄大 법대를 졸업한 후 같은해 대장성에 입사했으며 사무차관을 역임했다.
84년6월 대장성을 퇴임하고 그가 발을 들인 곳은 다이요고베(太陽神戶)은행.87년6월 은행장에 취임했다.다이요 고베은행과 미쓰이(三井)은행이 합병한 현 사쿠라은행이 발족하면서 그는 다시 사쿠라은행 회장에 취임했으며 94년6월부터는 상담역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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