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물품분류체계 소재 시집 낸 金柄中김포세관 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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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딱딱한 업무를 처리하는 5천여 세관직원들과 무역학도,수출입관련종사자들의 업무수행에 이 시집(詩集)이 청량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포세관 직원이 관세율표상의 물품분류체계를 소재로한 이색 시집을 펴냈다.
김포세관 감사과에 근무하는 김병중(金柄中.40)씨.
金씨는 최근 국가간 세관을 통과하는 물품의 분류를 위해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 정해 놓은 관세율표의 대분류 99개 품목을 소재로한 처녀시집 『아흔아홉번의 맞선,그리고 자리보기』를 펴냈다.
金씨는 8년간 김포세관 검색대에서 일하면서 세관을 통과하는 여행객들의 물품이 관세율표상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가려내면서 그때 그때 떠오른 시상(詩想)들을 지난 3년간 틈틈이 시로 옮겨이번에 시집을 내게 됐다.
그에게는 분류표상의 99개품목과 한번씩 마주치는 것이 「맞선」이고 그 물품을 분류해내는 것이 「자리보기」였던 것.
金씨가 시집을 쓰게된 동기는 일상업무를 詩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문학욕구를 발산하고 반복적이고 딱딱한 업무에 시달리는 동료직원들이 이 시집을 보고 마음의 정화를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특정 사물을 의도적으로 시라는 그릇에 담아내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분류표중에는 시적 감흥을 쉽게 불러일으키는 물품도있지만 「유기화학품」같이 시로 옮기기에 까다로운 물품도 많거든요.』 경북문경이 고향인 그는 지난해 『순수시를 꿈꾸며』로 朴在森시인의 추천을 받아 월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내년 2월 순수 서정시집을 내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尹碩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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