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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약속한 듯 “서민경제 내가 살린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8호 03면

후보 등록 이후 첫 주말을 맞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경남 진주왼쪽), 무소속 이회창 후보(서울 단암빌딩 사무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서울 도봉산 입구오른쪽)가 열띤 연설로 표심 잡기에 전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D-18. 대통령 후보들은 1일 저마다 상대 후보들의 ‘급소’를 파고들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경남 지역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 후보는 한나라당 이 후보가 절대 우위에 있는 서울과 경기도를 누볐다. 최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경남의 지지율은 이명박 후보 40.8%, 이회창 후보가 25%인 반면 수도권 지지율은 이명박 후보 44.5%, 이회창 후보 18%, 정동영 후보 11.7%다.

상대방 강세지역부터 공략한 대선 후보들

후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서민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진주 중앙시장 유세에서 신을 냈다. 연단에선 빙글빙글 돌며 춤까지 췄다. 이 후보는 “이렇게 어려운데 북한 사람들을 불러다가 계속 뭘 주겠다고 이러고 있다”며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둘이서 수군수군하고, 그 중요한 일을 떠나는 사람이 자꾸 해서 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의 면담을 비판하는 얘기였다. 이 후보는 특히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시켰다. 그는 “말로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가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느냐는 차이가 크게 난다”고 강조했다. 또 경남 양산 통도사 앞길 유세에서 “경제 하나만은 틀림없이 살려서 서민들이 행복해지고 서민들이 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신당 정 후보는 서울에서 도봉산, 미아, 노원역 등 세 곳을 돌았다. 정 후보는 “삼성·현대만 잘나가고 나머지 비정규직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정 후보는 “운하 파는 경제, 특권 경제, 부패 경제로는 나라가 거덜나게 돼 있다”며 한나라당 이 후보를 공격했다. 정 후보는 ‘경제영토 확장론’을 제시했다. 그는 “만주로,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중앙아시아로, 대륙에서 우리의 비전을 펼칠 수 있도록 미래로 가겠다”며 “이것은 김정일 위원장과 통해야 한다. 상호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일정 자체를 철저하게 서민에 맞췄다. 이날 일과도 종로구의 독거노인 이옥형(90) 할머니를 찾아 고충을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후보는 오후에 일산·의정부·구리 등 수도권을 돌았다. 의정부 제일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그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국가가 잘 보살펴야 한다”며 노인복지와 보육정책에 대한 관심을 약속했다. 그는 특히 “한번 해보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삼세판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왔다”면서 “토목공사로 땅 파는 비전이 아니라 이 나라를 대개조해서 세계 일류 강소국 5~6개를 만들어 세계 속에서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산타복을 입고 대학로 유세를 벌였다. 문 후보는 “대기업을 일방적으로 편애해서 수십조원씩 투자하던 정부 예산을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중소기업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텃밭인 호남 공략에 치중했다. 해남읍 5일장터 유세에서 그는 “어떻게 해서 잡은 호남정권이고 어떻게 해서 여는 민주주의 개혁의 시대이냐”며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민주당과 이인제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명동 유세에서 “재벌의 비자금을 채워주는 정치가 아니라 서민의 지갑을 채워주는 정치를 할 것”이라며 “비정규직이 없고 한·미 FTA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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