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휘의 강추! 이 무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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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 21면

연극 ‘나쁜 자석’

12월 15일(토)까지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7시, 일·공휴일 오후 3시· 6시(월 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문의: 02-764-8760

혹여라도 그 제목을 나쁜 ‘자식’이라고 읽지 마시기를. 그다지 재미없는 코미디 멜로극 정도로 흘려버리고 마실 테니. 여기서 자석은 ‘자식’의 사투리가 아니라 마그넷(Magnet)이 맞다. 스코틀랜드의 젊은 작가 더글러스 맥스웰이 쓰고, 배우이자 최근에 ‘칠수와 만수’를 연출했던 유연수가 연출했다. 자극적이거나, 아주 웃기거나 하지 않은 연극은 쉽게 눈에 뜨이지 않는 요즘 세상에 ‘나쁜 자석’은 잔잔하지만 깊숙이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릴 적 친구 사이인 4명의 젊은이들이 있다. 29살 원석의 죽음으로 10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나머지 3명의 청년. 사람들을 밀어내며 살아왔던 그들에게 원석이 쓴 동화 ‘나쁜 자석’ 이야기가 선물처럼 주어진다. 김영민·정원조·김동현 출연.

2007 리빙클래식 ‘Love, you’

12월 7일(금)
오후 8시
호암아트홀
문의: 02-751-9607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만나야 할 사람도, 항상 만나지만 때 맞춰 챙겨야 할 사람도 많은 연말이다. 그런 이들과 부담 없이 찾아볼 만한 음악회. 기획사 크레디아가 2005년부터 개최해온 ‘리빙 클래식’ 시리즈는 어려운 클래식 음악회가 아니다. 친숙하지만 흘려듣기 일쑤였던 곱고 편안한 클래식 곡을 모았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신경을 곤두세워 음악을 듣기보다는, 옆에 함께 있는 사람을 느끼면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음악회다. 배우 김태우가 이야기 손님으로, 양고운(바이올린), 김상진(비올라), 박종훈(피아노), 유대연(첼로), 계희정(클라리넷)이 출연해 보로딘의 현악사중주 2번,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리스트의 사랑의 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뮤지컬 ‘오디션’

12월 31일(월)까지
화·목·금 오후 8시, 수 오후 4시·8시, 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 3시·6시30분
백암아트홀
문의: 02-559-1333

‘밑바닥에서’로 뮤지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오픈런 뮤지컬 컴퍼니’의 박용전 대표가 극본·작사·작곡·연출·음악감독·제작까지 도맡으며 또 한번 소박하지만 단단한 수작을 만들어냈다. 무서울 것 하나 없지만 대책도 없는 20대 중반 젊은이 6명은 음악으로 먹고살 날을 소망하는 인디밴드 준비생들. 집에서 쫓겨난 ‘게이’ 드러머, 불치병에 걸린 기타리스트 등 앞길이 막막한 인생에 연습실 월세를 못 내 전기가 끊어지는 악조건이지만 연극의 헤드카피처럼 음악은 이들의 ‘꿈의 엔진’이다. 그래서 공연은 홍대 앞 클럽에 온 것처럼 신나고 즐겁다. 배우들의 연기와 연주, 노래는 모두 고른 수준이지만 이들이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흠이 되기보다 오히려 사랑스러워지는 보석같은 뮤지컬.

영상소리극 ‘그림손님’

12월 20일(목)~30일(일)
평일 오후 7시30분, 금·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일·공휴일 오후 3시·6시
서울남산국악당(남산골 한옥마을 내)
문의: 02-399-1191

세종문화회관이 공모한 전통예술 창작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유진의 작품. 18세기 조선 진경산수의 독자적 화풍을 이룩했던 겸재 정선의 이야기이다. 복잡한 세트 대신 ‘압구정’ ‘인왕제색도’, 그리고 진경산수화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금강전도’ 등 정선의 그림들이 멋들어지게 무대에 드리운다. ‘남자충동’ ‘미친키스’의 조광화가 각색·연출하고 여기에 작곡가 원일이 국악기를 기본으로 연주와 노래를 입혔다. 정선의 걸작 중 많은 작품이 60대를 넘어 창작되었다고 한다. 여든이 넘게 장수하며 노년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간직했던 그 삶의 모습을 따라가보는 문화햑향기 그윽한 특별한 무대로 기대된다. 오영수(겸재 정선), 한애리(동자), 이영철(이방) 등 출연.


최정휘씨는 다양한 무대를 꾸미는 공연기획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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