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노래 사탄찬양 괴소문 급속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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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태지 테이프 거꾸로 돌려봤니.』 요즘 중.고교생 사이에 괴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다.테이프를 거꾸로 돌려 틀면『피』(교실이데아),『사탄』(발해…)등의 악마주의 단어가 들린다는 게 소문의 요체.소문이 걷잡을 수 없게 퍼지자 3일 MBC뉴스데스크에선 문제가 된『서태지 와 아이들』의 제3집「교실이데아」를 직접 돌려 틀어 사실무근임을 밝혀내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MBC뉴스의 녹취결과는『피가 모자라』라는 내용이 나온다는 소문과 달리『씨가 모가와』라는 소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나본지의 확인 결과는『피가 무자라』라는 소리에 보다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서태지 테이프」사건은 국내 대중가요에도 사탄주의가 침투하고 있지 않느냐는 대중문화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청소년들사이에 PC통신을 통해 이를 확인하려는 소동이 일어나고 있고 70년대 헤비 메탈의 등장과 함께 美종교계에서 일었던 사탄논쟁이 재현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이같은 배경에는 최근의 잇따른대형사고 여파로 생긴 사회 불안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는가하면,사탄주의를 묘사한『공작왕』류의 일본만화나 악마주의를 신봉하는 집단이 대중음악을 통해 이 를 확산시키려는 음모를 꾸민다는 내용의 소설『모스』(崔현규 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록음악에서 레코드나 테이프를 거꾸로 돌려야 들을 수있는 메시지를 삽입하는「백워드 매스킹」은 비틀스의『혁명 제9호』에서 시작된 현상 .메시지를 고속으로 녹음해 놓은 것을 천천히 틀면 숨겨진 내용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이글스『호텔 캘리포니아』,레드 제플린『천국으로 가는 계단』,스틱스『스노 블라인드』에도 사탄숭배 내용이 거꾸로 녹음되어 있다.
〈崔勳.李長職음악전문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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