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과열됐고 아방가르드는 불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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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국 문화부 예술사(藝術司) 미술처는 중국 정부의 미술관 박물관 정책과 내년 베이징 올림픽 관련 미술행사를 총괄하는 곳이다. 중국미술관 접견실에서 안위안위안(安遠遠·42) 미술처장을 만나 최근 미술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들었다.

Q. 베이징 예술특구 8곳에 대해 정부의 지원계획은 있나.

A.“예술특구는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그에 대한 정부 정책은 여러차례 바뀌었다. 그 존재가 사회·경제·문화발전에 이롭다면 발전시키지만 만약 상업적 성격이 지나치고 사회에 부정적 영향 미친다면 없앨 수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사유재산 보호법인 ‘물권법’이 생겨서 정부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798특구만해도 칠성집단이라는 부동산 회사의 소유다. 정부로서는 그 지역이 문화특구로 남기를 바라지만 더 중요한 것은 칠성집단의 의지다.“

Q.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면 규제한다는 방침인가.

A.“그렇다. 결국 작품이 문제다. 좋은 작품은 학술적 의미가 있고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시장에서 검증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이 반드시 좋은 작품인 것은 아니다.”

  -문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너무 짧은 시간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장이 과열 됐다. 또 아방가르드 미술은 불온한 성향이 있다. 좋은 작품이 아닌데도 시장이 과열돼있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결국 시장 시스템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미술관 시스템을 지원해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Q.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아트페어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A.“93년 중국에서 처음 아트페어가 열릴 때는 문화부가 직접 주관했다. 관할도 미술처에서 했으나 이제는 예술시장처로 넘어갔다. 아트페어는 제한없이 허가한다는 것이 문화부 방침이다. 시장에 맡겨 안좋은 것은 도태되고 좋은 것은 남도록 한다.”
Q. 중국에 진출하려는 해외 미술관도 적지 않다.

 A.“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은 상하이시, 베이징시, 쓰촨성 정부와, 프랑스 퐁피두 센터는 상하이 시와 진출을 논의 중이다. 일본의 모리 뮤지엄은 상하이에 세워질 예정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Q. 미술품 경매 세금이 30%가 넘는 것에 대해 시장의 불만이 크다.

 A.“모든 사람들이 세금이 높다고 하는데 대책을 가동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중국에 소득세가 생긴지 1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가 빨리 발전하고 있어 하향조정은 쉽지 않다.”

Q. 미술처의 중점 사업은.

  A.“내년 올림픽과 관련해 화랑과 미술관에서 벌어질 문화미술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구정에 시작해 연말까지 이어질 프로젝트다. 서울 올림픽의 문화행사를 생각하면 된다. 기간 중 제3차 베이징 비엔날레도 있고 올림픽 경기장에 전시될 조각전, 중국미술관의 뉴미디어 전시,수도박물관에서 기획하는 중국 전통예술전도 있다.”

Q. 중국미술관은 아방가르드 작가의 개인전을 한차례도 열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번 올림픽에 맞춰 전시할 계획은.

 “해외에서 스타로 꼽히는 작가들이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국립미술관은 나이드신 분들 전시가 이미 잡혀있다. 아직도 못한 분들이 많다. 소위 스타작가들이 미술관에 전시 신청을 한 일도 없다.상업적 요소가 많은 작가들의 전시를 많은 비용을 들여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베이징 글=조현욱,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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