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기 공동개발 의미-기술습득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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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특정 모델의 항공기를 개발.판매해서 성공하는데는 무척 많은 위험이 따른다.엄청난 개발비때문에 한번 개발에 실패했다가는 회사문을 닫아야 할 정도다.때문에 세계적 항공기제조회사들은 개발비를 분담방식으로 조달해서 부담을 줄이는 이른바 리스크셰어방식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게 된다.선진메이커는 이를 통해 개발항공기의 최소 판매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공동개발참여업체들은 일정부품을 제작해 봄으로써 기술을 습득하게 되고 개발이성공하면 부품공급을 늘려 이익도 더 낼 수 있게 된다.물론 실패하면 참여업체 모두가 개발비와 초기설비투자비를 몽땅 날리고 만다. 삼성항공은 美 엔진회사인 P&W社와 모델명 PW4000엔진에 대해,대우중공업은 독일 도니어社와 33인승 도니어機에 대해 이같은 방식의 국제공동개발을 하고 있다.대한항공의 이번 참여 프로젝트는 그보다 규모가 좀더 크다.
대한항공은 2천만달러의 지분참여를 통해 앞으로 6백대분의 부품제작.공급을 맡아 4억달러 상당의 수주를 약속받았다.물론 이항공기판매가 6백대를 넘지 못해 계약대수를 다 못 채울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으며 6백대를 넘길 경우 추가 물량으로 재미를 볼 수도 있다.
대한항공의 이번 프로젝트의 또다른 의미는 동체중 노즈부분을 만드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노즈부분이란 동체중 조종석을 가리킨다.
이 부분은 공기저항이 심해 다른 동체부위에 비해 정밀하고 높은 가공기술이 필요하다.국내업체들은 첨단항공기의 중앙동체와 날개.꼬리부분은 만든 적이 있으나 노즈부분은 주문받지 못했었다.
이번일로 세계 3大항공사의 하나로부터 가공능력을 인정받은 것도 성과다.항공기개발에 성공하면 노즈제조는 모두 대한항공이 맡게 되는 것이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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