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본의 히트상품-기술.편리성 갖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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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앞선 기술이 히트상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앞선 기술력에도 경쟁사에 시장주도권을 빼앗긴 미놀타카메라와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지속적으로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유니참기저귀가좋은 실례.
85년2월 일본(日本)미놀타사는 세계 최초로 자동초점 카메라인「α-7700」을 발표,폭발적 인기를 끌었다.후속「α-7700i]의 인기와 더불어 미놀타는 3년만에 2백만대의 자동초점카메라를 판매,일순간에 카메라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 다.더구나 경쟁업체인 캐논과 니콘이 1~2년 뒤에나 자동초점카메라를 개발,미놀타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듯 보였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오면서 카메라 시장의 주도권자는 「사용하기 쉬운 카메라」를 내세운 캐논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기능에 비싸고 복잡한 미놀타보다 저렴하고 사용법이 간편한「E0S1000」,여성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게를 3백70g으로 줄인「EOSKiss」를 내놓은 캐논을더욱 선호했기 때문.
93년 2백80억엔의 매출을 기록,일본 종이기저귀 시장의 20%를 점유한 유니참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부응해 성공한 경우.
유니참은 기존 종이기저귀의 불만이었던 흡수력 부족과 소변누출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가오(花王)나 P&G등을 누르고 선두를 유지해 왔다.유니참은 87년 9월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경영상태가 악화되자 흡수력을 높인 팬티스타일의 종이기저귀를 개당 88엔이라는 저가에 공급,경쟁력을 유지했다.가오와 P&G가팬티스타일의 종이기저귀 생산에 뛰어들자 유니참은 저가 정책에서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을 시작했다.
지속적인 품질개선으로 지난 9월에 내놓은 제품이 「무니 파워슬림」.보통 기저귀 절반 정도의 부피인 이 제품은 흡수력을 20% 향상시키면서 소변 누출을 막았다.부피가 절반으로 줄어들어운송비.진열공간도 절반으로 줄였다.무엇보다 소 비자들이 휴대하기가 간편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결국 기술개발과 함께 소비자들의 요구를 끊임없이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는 지름길인 셈이다.
〈兪翔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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