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신의나의골프>12.GNA클래식대회 인생분기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다음날 아침 미국 전역의 신문들과 특히 LA지역 신문들은 일제히 나에 대한 기사를 톱으로 다뤘다.뜻밖의 사실을 그들은 매우 흥미롭게 생각하며 하나의 사건으로 취급해 주었다.
두번째 라운드.나는 정말 마음속에 큰 부담을 가지고 시작했다.어제의 사실 때문에 오늘은 모두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았고 많은 보도진의 눈과 카메라가 나의 한동작 한동작을 놓치지 않으려는듯 따라다녔다.그런 주변을 의식하다보니 제 대로 연습도하지 못한채 게임을 치러야 했다.
크게 실수한 샷은 없었으나 몇개의 3퍼트 때문에 75타로 끝나 5위로 내려오고 말았다.
주변에선 애석하게 생각해 위로해 주는 사람도 많았으나 언론에선 아직도 내가 흥미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 다음날 신문도 여전히 나에 대한 기대로 채워졌었다.
3일째는 2오버파 74타.아직도 5위를 유지했으나 마지막날은크게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플레이를 운영할 방법도 정리되지 않은채 초점도 없이 코스에 섰고 경기장 분위기에 우왕좌왕하다보니77타라는 성적이 나왔다.최종 성적은 15위.
마지막날 미진한 경기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감당하기 힘든 긴장에서 벗어나 오히려 후련하기도 했다.시상식에서는 예정에도 없던 특별상을 만들어 주었고 관객들의 환호도 대단했다.이 대회를계기로 나는 골프를 앞으로의 직업으로 삼기로 마음 을 굳히게 됐고 진로도 확실히 결정케 됐다.2~3일이 지난 후 나는 스탠퍼드 대신 골프명문 애리조나 주립대학에 진학키로 결정했다.내 결정을 전달하자 즉시 헤드코치가 서류를 들고 뛰어왔다.식구 모두가 모인 가운데 나는 미련없이 입학 동의서에 사인했다.GNA클래식은 내인생의 분기점이 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