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기업 美日현황과 앞으로의 추세-일본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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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에서 최근 급부상하는 기업들의 특성은 유통.서비스업과 지방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우선 최근 매출액 신장률 상위권에 지방기업들이 대거 진출했다는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도쿄이외에 본사를 둔 지방기업중 성장률 상위 20위에 오른 기업은 지난 83~88년중에는 단 1개社 뿐이었으나 최근 5년동안 13개사로 크게 늘었다.
랭킹 5위의 다이키社는 남부 마쓰야마市에 본사를 둔 전형적인지방기업으로 강화섬유플라스틱(FRP)을 소재로 한 정화조를 개발,지방의 화장실개조사업에서 시작해 이제는 주택관련 자재쪽으로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6위에 오른 고에키(公 益)社 역시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지방중소기업으로 장의업을 기업화해 성공,기업공개에까지 이른 특이한 사례다.
이같은 지방기업의 강세는 대기업이나 수도권기업들이 엔고와 인원.설비의 과잉으로 손발이 묶여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반면 지방에서는 땅값이나 인건비면에서 부담이 훨씬적어 신규투자가 쉽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지방의 의욕적인 모험기업들은 대기업의 타성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업종별로는 유통.외식(外食).서비스업이 처음으로 성장률 상위50개사 가운데 40%를 넘어선 점을 꼽을 수 있다.이는 일본에서 유통.서비스업이 새로운 성장의 주역으로 자리잡았음을 뜻한다. 일본의 성장기업들을 시기별로 보면 고도성장기였던 지난 68~73년중에는 주택건설.소매업등이 고속성장기업이었던 반면 소득증가에 따라 국내소비가 급증했던 73~78년에는 외식산업과 여성의류업체가 성장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후 78~83년중에는 하이테크산업으로 성장의 축이 옮겨갔다가 83~88년기간에는 엔고에 따른 버블경기와 함께 건설.부동산업이 성장기업의 대종을 이뤘었다.이제 버블이 꺼지고 제조업의성장이 둔화되면서 내수 위주의 유통.서비스업이 「가격파괴」를 무기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기.소프트웨어등 과거 성장주도산업의 비중은 지난 78~83년의 36%에서 이번에는 12%까지 떨어졌다. 〈金鍾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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