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독학생출신 서정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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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구두닦이로 학비를 벌어 공부한 고학생 출신 서정암(徐正岩.32.서울서초구염곡동)씨가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다산(茶山)정약용(丁若鏞)선생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군 산골마을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徐씨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 머니 아래서자라 국민학교 졸업후 가정형편으로 진학을 포기하고 집에서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그러던중 동네 형인 昇영일(44)씨의 제의로 공부하기 위해 상경했으나 서울생활은 배고픔과 가난의 연속이었다.
徐씨는 昇씨의 독려와 지원속에서 낮에는 구두를 닦고 밤에는 공부하며 실력을 쌓아 검정고시를 거쳐 88년 서울대 경제학과에입학했다.
그러나 등록금을 댈 여유가 없었고 昇씨 외에 후원자도 나서지않아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줄곧 구두닦이를 하며 학비를 마련해야 했다.
徐씨는 우여곡절 끝에 91년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사법시험을 준비해오다 이번에 처음 응시,단번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徐씨는『앞으로 억울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金東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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