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일류신문을향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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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中央日報社는 늦어도 금세기 안에 삼성그룹과의 계열관계를 끊고분리.독립하게 된다.
새삼 中央日報社의 독립방침이 정해졌다고 해서 그동안 中央日報의 독립성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신문사의 그룹으로부터 독립이라고 한다면 편집.제작의 독립,인사.경영의 독립,소유.자본관계의 독립을 포괄한다.그중 中央日報社는 이미 편집. 제작을 비롯한 다른 부문의 독자성은 확립되어 있고,삼성과 소유.자본의 특별관계가 남아 있을 뿐이다.
중앙일보사의 삼성으로부터 분리.독립은 이 소유.자본관계의 독자성까지 추진해 계열관계를 완전청산한다는 뜻이다.이는 지난3월新경영진의 출범과 함께 제2창간을 선언한 中央日報의 과감한 개혁추진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다.中央日報는 그동 안 中央經濟와의 발전적 통합,증면(增面)및 3섹션제 도입,「대기자제」적극 활용,해외언론과의 제휴 심화,기자교육 투자 확대,윤리강령 제정등 과감한 변화를 이룩했다.
中央日報는 지난 9월23일 창간 29주년에 즈음한「대독자 다짐」에서『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위해 어떠한 외부 간섭도 배제한다』고 천명한바 있다.여기에서「외부」라고 할때 염두에 두었던것은 권력과 자본이었다.권력의 간섭을 배제하는 것은 언론자유의기본이며,삼성을 특별히 고려에 두지 않겠다는 것은 편집.제작의독자성에 대한 재다짐이었다.
中央日報의 이런 자세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과의 계열관계는신문제작과 삼성을 연결시켜 보는 일부의 사시(斜視)와 선입견을불식시키는데 충분하지 못했다.
사실 원론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편집.논평의 독립.독자성만 확보되면 소유.자본관계는 그 대주주가 대기업군(群)이든,기업들의 컨소시엄이든,개인이든 문제될게 없는 것이다.오히려 자본이 튼튼해 경영기반이 확고해야 신문도 발전하고 편 집.제작의 독립성도 더 잘 지킬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문제되지 않아야 할 신문의 소유.자본관계가 문제되는게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우리는 초일류신문이 되기 위해선 이 제약도 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마침 불모(不毛)의 한국 언론계에 한 새로운 언론의 표■( 表象)을 제시하려 했던 삼성의 中央日報 창간의 시대적 소명도 끝나가는 시점이었다.그래서 삼성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이란 결단이 내려진 것이다. 삼성과의 분리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적 가치를 수호.신장해온 中央日報의 제작 기조는 변함없이 견지될 것이다.21세기 초일류신문을 향한 中央日報의 또다른 변신(變身)에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과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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