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증가 전망-현지금융 활성화 대형 프로젝트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전자.정유.유화(油化)등을 중심으로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와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기업 해외투자는 허가기준으로 작년의 2배인 38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내년에는 주요기업의 경우 올해이상의 신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의 해외 복합화단지.현대의 파키스탄및 북방사업.금성사의 중국기지 건설등 국제화에 따른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내년에는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정부의 해외투자규제가 완화돼 해외현지금융이 활성화되고 있으며행보가 자유로워진 몇몇 그룹 총수.원로들이 해외개척에 직접 나서고 있어 투자활동이 더욱 촉진되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승연(金昇淵)회장의 진두지휘로 다음달중 중국 오지 신장(新疆)지역에 1천만달러 가량이 소요되는 컴퓨터.
통신기기,유통등 분야의 합작사 설립계약을 맺는다.
그룹관계자에 따르면 한화는 또 신장에 내년초 PVC등 유화기초원료 공장설립도 추진,1차연도에 2천만달러 가량을 투자하며 통신분야에서는 약 5천만달러를 들여 미국의 A社(위성).I社(유무선기기)를 인수한다.
삼성그룹은 전자및 부품,건설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멕시코 티후아나(5억달러).영국 윈야드(7억달러).중국 쑤저우(蘇州.5억달러)등에 복합생산단지의 건설을 내년부터 본격화한다.삼성은 또유럽.동남아.동구권 등에도 복합생산단지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최근 밝힌 파키스탄 투자단과의 투자협력 합의에서 승용차조립공장 계획(엑센트 年1만대)외에도 정유.유화분야와 컨테이너 공장건설에 관한 합의도 추진중이다.특히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조만간 舊소련.중국등 북방지역 개척에 직접 나서 내년부터 대규모 투자가 기대된다는 것이 그룹측 이야기다.
럭키금성그룹의 투자도 만만치 않다.금성사는 중국시장을 「제2의 내수시장화」한다는 청사진을 세우고 최근 베이징(北京)에 2억5천만달러를 들여 국내기업으론 처음으로 현지 그룹사옥(3천평규모)을 세우는 투자허가를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 았다.이 회사는 인도네시아에 1억6천만달러가 소요되는 연산(年産)3백만대 규모의 컬러TV.모니터용 브라운관 공장을 12월 착공,96년 완공하며 2000년까지 이를 단계적으로 증설한다.
대우그룹은 대우전자가 5억달러 가량을 들여 97년까지 중남미.유럽.동구권.동남아등 세계 11개 지역에 세탁기공장을 합작 또는 단독 설립한다는 계획을 올해 하반기부터 구체화시키고 있다. 선경그룹과 쌍용그룹도 각각 유공.쌍용정유와 계열 건설사를 중심으로 중국지역에 대규모 정유공장 건설을 추진,내년중 프로젝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선경은 석유화학과 합성수지.고급합섬 소재등 공장을 함께 세워 수직계열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독일 북서부에 연산 3만대 규모의 스포티지 조립공장을 설립,유럽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부품수출 형태로 진출하며 투자비는 4억~5억달러가 소요될 전망.
동부그룹은 중국에 시멘트.스티로폴.강관.피혁.제과공장등을 세울 계획이다.
포철은 내년 투자비를 올해의 3배에 달하는 6백78억원으로 책정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 공장 건설을 준비중이다.
〈李重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