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박물관 내달 문연다-대학산악聯,산악문화회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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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국내 첫「산악박물관」이 문을 연다.
한국대학산악연맹(회장 李仁禎)은 11월초 서울강남구역삼동 산악문화회관 내에 60평규모로 산악박물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악박물관 건립작업은 국내 산악계의 국제적 위상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한 이인정회장을 비롯,산악계 원로들이 뜻을 모아 추진하고 있다.
이 박물관이 가장 자랑하는 소장품은 국내 산악인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오를 때 사용한 「피켈」모음.
박물관에 피켈을 기증한 사람들은 허영호(許永浩.40)씨를 비롯해 여자로서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지현옥(池賢玉.33)씨,에베레스트.초오유.시샤팡마를 오른 엄홍길(嚴弘吉.34)씨,지금은 등산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정승권(鄭勝權.35) 씨 등 10여명에 이른다.
李회장은 『피켈은 산악인들이 무척이나 아끼는 장비이지만 박물관 건립에 동의한 산악인들이 흔쾌히 기증했다』며 『사실 이들을비롯한 모든 산악인들의 협조가 박물관 건립을 있게 한 밑거름』이라고 밝혔다.
손기정(孫基禎.82)옹이 사용했다는 등산장비도 눈길을 끈다.
孫옹은 마라톤을 위한 체력훈련차 산을 자주 찾았고 이런 인연으로 산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산악인이기도 하다.
孫옹이 기증한 등산장비는 배낭.모자.털운동화 등으로 30~40년대에 사용하던 것도 있다.
또 11명의 산악인이 숨진 70년대 최대 산악사고였던 설악산조난사고때 사용했던 썰매 등 구조장비도 선보여 우리 산악계의 아픈 상처도 생생히 전해주고 있다.
박물관에는 이밖에도 고산등반때 사용하는 산소마스크.백두산 약수.암벽등반장비와 외국 산악회로부터 받은 기념품 등 총 3백점이 전시될 예정이다.또 국내외 산악관련 서적이 5백여권,등반보고회 등과 같은 자료.사진류도 상당수 확보돼 있어 외국 박물관과 비교해 크게 손색이 없다는 것.李회장은 『박물관은 산악인 모두의 소유로 누구나 이곳을 이용할 수 있다』며 『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외 산악관련 세미나 등도 활발히 개최해 국내 산악계의 내실■ 굳혀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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