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도다리 옛 모습 그대로 상판 들어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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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 확장·복원 설계가 확정됐다. 왼쪽부터 1960년대 다리 상판을 들어올려 배가 지나가는 모습, 현재의 다리 전경, 새 다리가 상판을 들어올린 모습. [부산시 제공]

영도다리가 2010년 말까지 상판을 들어올려 배를 통과시키는 옛 모습대로 복원된다.

부산시는 영도다리 확장복원을 위한 설계와 공사일정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새 영도다리는 현재 다리가 건립될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건설된다. 원활한 차량소통을 위해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넓히고 다리 아래로 통행하는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상판이 현재보다 조금 높게 설치된다.

새 영도다리는 길이는 214.7m로 현재와 같고 폭은 18.3m에서 24.3m로 넓어진다.

수면에서 다리 상판까지의 높이는 7.06~7.22m에서 8.19~8.53m로 최대 1.3m 높아진다.

새 영도다리는 문화재로 지정된 기존 다리의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인 만큼 교각과 상판, 난간 등 외부 모습은 처음 지어질 때와 똑같이 설계됐다.

1966년 9월 중단된 도개(跳開)기능도 40여년만에 되살아난다.

영도다리는 1934년 준공 이후 하루에 두번씩 상판 일부를 들어올려 배가 지나 도록 했으며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인파가 몰릴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새 영도다리는 옛 모습대로 남포동쪽 상판 31.5m를 들어올리도록 설계됐다. 도개식 상판은 기계식 장치에 의해 90초만에 75도 각도까지 들어올려진다. 새 영도다리 건립 비용은 총 700억원 가량으로 일반교량 건설비 보다 두배 많이 든다. 도개식으로 건설하는데 다리 하나 짓는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다리 본체 외에 시·종점부 석축도 해체했다가 복원한다. 영도다리 확장복원을 위한 설계에는 2년 10개월이 걸렸다. 현재 영도다리가 부산시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문화재위원들과 모든 문제를 상의하면서 방향을 잡느라 시간이 많인 걸렸다.

건립비용은 옛 시청 부지에 제2롯데월드를 짓는 롯데쇼핑이 전액 부담한다.

부산시는 7월부터 짓고 있는 임시교량이 내년 6월 말에 준공되면 영도다리의 통행을 금지, 해체작업에 들어간다. 해체된 다리의 주요 자재와 부품 중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영도다리 역사관 및 인근 해변도로에 전시할 방침이다.

새 다리는 2010년 말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영도다리=부산 최초의 연륙교이자 국내 유일의 도개식 교량.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단골 약속장소로 애용되는 등 국민적 애환이 서린 곳. 고 현인 선생의 ‘굳세어라 금순아’에 등장한다. 롯데쇼핑이 부산시청 자리에 107층 규모의 호텔과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부산롯데월드’를 건립하면서 교통소통을 위해 새 다리를 짓자는 주장과 역사성 등을 고려해 보존하자는 주장이 맞서다 지난 해 폭을 확장해 원형대로 복원하기로 결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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