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망컴퓨터-스스로 학습기능 미래 정보처리 핵심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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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사람의 뇌는 약1백40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고 이들 세포의 복합적 작용으로 두뇌활동이 이뤄진다.
차세대컴퓨터로 각광받고 있는 신경망컴퓨터(Neuro-Computer)는 바로 사람 뇌의 정보처리원리를 모방한 컴퓨터다.
사람 두뇌의 신경세포(뉴런)를 본떠 만든 신경칩을 격자(格子)형태로 연결,신경망보드를 구성하고 이를 내장시킨 신경망컴퓨터는 인간의 두뇌구조와 같이 직접 보고 듣고 생각하는 한편 스스로 학습해 정보를 처리한다.
갓난아기가 자라나면서 점차 엄마.아빠를 알아보고 갈수록 두뇌가 깨어가듯 신경망컴퓨터도 사람의 말이나 글을 알아듣고 신경소자 사이의 연결능력을 높여 학습능력을 키우게 된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지시에 복종하는 기존 컴퓨터와달리 신경망컴퓨터는 수백가지 변수들의 미묘하고 복잡한 패턴과 경향을 파악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다.
신경망컴퓨터가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주어진 명령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소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상호 통신함으로써 병렬적으로 처리한다는 점이다.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때 기존 컴퓨터는 별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헤아린 후 이들 정보가 중앙처리장치(CPU)에 모여 최종적으로 밤하늘 전체 별들의 위치나 형태를 인식하나,신경망컴퓨터는별도의 중앙처리장치 없이 각 신경소자가 동시에 작용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그 모습을 알아차린다.사람의 뇌와 똑같은 정보전달체계를 가지면서 정보처리속도는 훨씬 빨라지는것이다. 신경망컴퓨터는 학습을 통해 스스로 적응하므로 흘려쓴 필기체와 같이 모호한 자료나 잡음이 있는 데이터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뿐만아니라 일부 기능이 손상돼도 전체성능에 장애를 받지 않는 능력까지 갖고 있다.
이때문에 신경망컴퓨터는 문자.영상.음성인식등 인식분야와 적응제어등 첨단 최적화시스템 구성을 위한 핵심기술로 평가되고 있다.신경망컴퓨터의 활용정도에 따라 우량회사 주식에 투자하고 잘 익은 과일을 골라내는 일쯤은 곧 인간의 손에서 벗 어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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