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아시아의고동>인도 9.인프라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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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인도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 외국 기업들에는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재무부의 프라디프 푸리 외국인 투자국장은 인도의 어려운 인프라 사정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을 이렇게 받아 넘겼다.
인도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국 기업들을 부르고있다.워낙 땅덩어리가 커 사업규모도 다른 개도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제8차 경제개발계획 기간(92~97년)중 인도 정부는 모두 6백81억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발전(發電)사업이 2백76억달러로 가장 많고 교통 2백22억달러,통신 1백억달러,석유개발 83억달러의 순이다.
인도는 부족한 인프라 건설을 위해 그동안 정부가 독점해온 발전.통신등 주요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을 풀었다.
가장 규모가 큰 발전사업의 경우 현재 발전능력이 7천6백72만㎾로 한국의 2.5배가 넘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2천5백만㎾의 전력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인도정부는 최근 발전소를 짓는 외국 기업에 공금리보다 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주겠다는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해 외국기업들을 흥분시켰다.현재 인도 공금리가 연(年)12%이므로 발전소를 짓는 외국기업들은 최소한 총 투자비의 1 7%에 이르는 순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이야기다.
한국중공업 봄베이지사의 김기범(金基范)부장은 『외국업체들이 짓겠다는 발전시설 규모가 2천2백40만㎾나 된다』고 말했다.인도 정부의 수익률 보장조치로 건설 목표량의 90%가 신청됐다.
현재 미국의 ABB.GE.엔론.벡텔,독일의 지멘스,프랑스의 GEC알스톰,일본의 히타치.미쓰비시,체코의 스코다,이스라엘의 아이젠버그등이 발전소 건설에 참여중이다.우리는 유일하게 한국중공업이 50만㎾짜리 복합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발전사업보다 규모는 작지만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분야가 통신이다.당장 밀려 있는 대기 수요만 잡아도 짭짤할 뿐 아니라 잠재수요까지 합치면 엄청난 시장이라는 판단아래 외국기업들이 못 들어와 안달이다.
이들이 전화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제시한 금액만 1백50억달러에이른다.연말께 있을 입찰에 대비해 미국의 AT&T,독일의 지멘스,노르웨이의 에릭슨,프랑스의 알카텔,영국의 GPT,일본의 후지쓰등 6개 기업이 통신청(DOT)으로부터 기종 (機種)승인을받았다.한국기업으로는 삼성전자.금성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밖에도 전국을 연결하는 철도발권 전산화사업.항만건설사업.석유탐사시설사업등 대형 프로젝트가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뉴델리=南潤昊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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