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운경 "서울의 달"로 스타덤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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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인기의 비결요? 첫째 제 대본이 잘 됐고,둘째 생동감있는 연출,마지막으로 연기자들이 탁월했기 때문이지요.』 『서울의 달』작가 김운경씨는 올초 극을 쓰기에 앞서 MBC사옥의 작가실로거처를 옮겼다.매주 2백자 원고지 3백여장을 쓰는 중노동을 감당하기 위해 낭인생활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열달.제비족 후배를 따라 속칭「뺑방」(제비족이 춤을 배우는 밀실)에 잠입해 그들의 생태를 취재하며 써댄『서울의 달』은 그에게 「남성극의 귀재」란 찬사와 거액의 이적료를 안겨주었다. 『당초 홍식역은 유인촌,춘섭역은 김영철로 점찍고 대본을썼어요.그런데 방송사측이 한참 신인인 한석규.최민식에게 배역을주는 겁니다.드라마를 망칠 셈이냐고 펄펄 뛰었지만 첫회를 보고나니 생각이 바뀌더군요.』비싼 출연료를 감당하지 못한 MBC가대타로 세운 두 사람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김씨의 우려를 말끔히씻어준 것이다.
『호순이 김원희도 잘해줬어요.원래 춘섭은 영숙과 결혼하게 돼있었는데 원희가 연기를 잘해 신부감을 원희로 바꿔버렸죠.』 드라마 집필에 얽힌 비화는 또 있다.
『60회 예정으로 시작했다가 곧 방송사가 횟수 연장을 주문해결국 22회를 더 쓰게 됐죠.이때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후반에「억지늘리기」란 비판을 받은 겁니다.』 『형』『서울 뚝배기』등으로 일찌감치 역량을 인정받은 그는 『서울의 달』을 끝으로 SBS로 자리를 옮겨 내년 가을께 50~90년대 한국여인의 반세기를 그리는 대형 드라마에 도전할 계획이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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