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풍금이 있던 자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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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신경숙 원작 소설을 무대화한 이 작품은 작가 신씨 특유의 정감언어가 전편을 지배한다.힘겹게 이어지는 대사는 극중「나」의 단절감과 고통을 아프도록 자각하게 한다.유부남을 사랑한 에어로빅 강사인「나」는 그와의 도피를 위해 마지막으로 고향집을 찾는다.「나」는 그곳에서 잊혀진 냄새와 기억의 편린들을 하나둘 떠올린다.어머니의 가출뒤엔 아버지의 새 여자인 「그 여자」가 있었다.「나」는 결국 「그 여자」가 되기를 포기한다.한 여성의 의식흐름을 통해 현대여성의 사랑을 다 룬 이 작품은 농촌을 배경으로 토속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감있는 무대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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