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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사 새전략 적 앞세워 세를 넓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작년 11월 취임한 포드사의 알렉산더 트로트먼회장은 15년에걸친 협력업체이자 업계의 라이벌인 마쓰다사가 경영난에 휘말리자깊은 고민에 빠졌다.마쓰다가 불경기와 엔고로 여타 일자동차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린 것 .고급차개발에서마저 도요타의 「렉서스」와 혼다의 「에큐라」에 밀려 큰 타격을받은 마쓰다는 결국 두 손을 들어야만 했다.
『휘청거리는 마쓰다에 등을 돌릴 것인가,살려 낼 것인가』 트로트먼회장은 장고끝에 마침내 승부수를 띄웠다.도태직전의 마쓰다를 구하기 위해 수십억달러의 긴급수혈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동차시장에서도 동양의 병법이 통할 것인가.
그가 구상하고 있는 시장개척전법이란 다름아니라「적의 힘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동양의 이이제이병법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대외적으로 미자동차업계의 라이벌인 일의 마쓰다를 이용,경쟁업체들이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는 세계시장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포드의 이러한 새전략에서 마쓰다는 포드의 오른팔 구실을 하게될 것이다.새 전략에 따르면 포드와 마쓰다는 앞으로 공동으로 자동차를 개발.생산하며 자재도 전세계적으로 공동 사용할 예정이다.즉 내년부터 개발.생산.판매.구매의 지휘부는 전세계적으로 하나의 중앙관리체제에 의해 통제받게 된다.
또 모델 개발정책도 앞으로는 「월드카」의 개념으로 새모델을 개발,한 지역에서만 생산.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가지 표준모델로 전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게 된다.
포드는 우선 마쓰다를 앞세워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려고 한다.이에따라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파키스탄,그리고 대만의 마쓰다 공장들이 수년후엔 포드차의 모델도조립하게 될 것이다.
포드는 또 세계최대의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의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포드사는 독일 쾰른의 포드사 전재정담당이사 노베르트 퀴네를 팀장으로 약 1백명의 직원을 투입,중국과의 자동차부품 합작생산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 첨단 자동차부품 생산공장 건립에 기술연구지원 기금까지 추진하는 등 중국시장 잠식을 위 해 총력전을펴고 있다.
포드의 야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세계자동차 산업의 기린아인 일본침략에도 적극적이다.
규모로 따져볼 때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인 일본시장에서 작년에 팔린 포드차는 5천1백11대.이는 벤츠사의 작년 대일 총 판매대수의 20%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98년부터 매해 20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포드의 목표는 따라서 야심만만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포드는 이제 더이상 일본자동차업체를 위협적인 경쟁자로 여기지않는 것같다.
이는 80년대 이래 일본차의 공세속에 말못할 수모를 겪어야 했던 포드가 「떠오르는 해」라는 일본의 세를 믿고 세계자동차업계에 도전하던 마쓰다를 자사의 새전략을 위한 일개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해지고 있다.
〈유권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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