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중간선거전략-클린턴 팔면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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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주당 후보를 무조건 클린턴과 연결시켜라.』 내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세전이 치열해지면서 공화당측이 구사중인 선거전략이다.이 전략에는 더 이상의 세부 지침은 없다.다만「민주당후보=클린턴」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하면 공화당 후보의 당선은 따논 당상이라는 원칙 아닌 원칙만이 강조될 뿐이다.
공화당이 빌 클린턴 대통령을 중간선거 유세의 제물로 삼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세금 인상▲지지부진한 의료보험안▲취약한 외교능력등이 문제시 되면서 인기가 바닥세로 떨어진 클린턴 대통령이야말로 공화당 입장에서는 최고의 호재(好材)이 기 때문이다. 경쟁 상대인 민주당 후보가 클린턴 대통령과「가깝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공화당측의 유세전략이 뚜렷이 드러나는 곳이 바로 TV 정치 광고다.최근 진행되고 있는 광고중에서 압권(壓卷)은 앨라배마州 부지사에 출마한 찰리 그래딕 공화 당후보의 광고.그는 3컷으로 구성된 광고의 첫번째 화면에서 경쟁자이던 시겔먼 민주당후보의 얼굴을 내보내고 두번째 화면에서는 시겔먼과클린턴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이어 마지막 화면에는 클린턴 대통령의 얼굴을 나타나게 함으로써 「시겔먼 후보=클린턴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테네시州 상원의원에 도전한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후보는조지 워싱턴.에이브러햄 링컨등 역대 美대통령 가운데 존경을 받고 있는 4명의 얼굴이 새겨져있는 러시모어산의 큰 바위 얼굴 조각 사진에다 클린턴 대통령.비리혐의의 로스텐코스 키 前 하원세출위원장.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함께 경쟁자인 짐 세서 민주당후보의 얼굴을 집어넣음으로써 3명의 민주당 인사가 받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민주당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조지아州 지사 경선에 나선 가이 밀너 후보와 뉴멕시코州 상원의원으로 나선 콜린 맥밀런 후보등도 각각 상대 민주당 후보들이클린턴 대통령의 측근임을 강조하려는듯 대통령과 함께 웃고 있거나 굳게 악수를 나누고 있는 사진들을 광고용으로 쓰고 있다.
한편 민주당 후보들은 은연중 자신이 클린턴과 무관함을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다.
뉴욕 타임스紙는 최근 버지니아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찰스 롭 상원의원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지원 유세를 부탁한 사실을 들어『롭 의원이 큰 모험을 한 것 같다』고 보도,선거판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인기가 어 느 정도인지를 실감케하고 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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