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이하 운전자 보험가입 거절 무사고策 無보험차량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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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동차 보험회사들이 사고율이 높다는 이유로 25세이하 젊은이와 여성운전자들의 보험인수를 기피해 무보험운행을 부추기고 있다. 전국 11개 보험사들은 올 3월과 8월 자동차보험「인수지침」을 변경,25세이하의 운전자들과 여성운전자등 이른바「불량물건」은 간사회사가 인수키로 했으나 간사회사가 3개월마다 바뀌는데다 공고도 안돼 사실상 보험가입이 어려운 형편이다.
◇인수거절=건강식품 판매원 崔모씨(25.서울동대문구장안1동)는 7월초 H사의 자동차 1대를 구입한뒤 현대화재.제일화재.삼성화재.한국자동차보험.신동아화재등 무려 다섯군데의 보험사에 가입신청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보험회사들의 대답은 한결같이『사고우려가 높아 개인종합보험은 가입이 어렵다.다른사람까지 보험혜택을 받는 기본종합보험을 들 경우 고려하겠다』였다.崔씨는 결국 두달여만인 9월중순 S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친척을 통해 가까스로 보험가입을 할 수 있었다.
취재진이 4일 23세 대학생과 25세 회사원이란 조건으로 9개 자동차 보험회사에 가입을 의뢰한 결과 신동아.현대.대한.제일.해동화재등 5곳은 아예 인수를 거부했고,한국자동차보험.동양화재는 패키지보험가입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를 허락 했다.인수를허락한 곳은 지난달까지 간사회사였던 국제화재와 이달부터 간사회사로 지정된 쌍용화재뿐이었다.
그러나 가입을 거절한 7개 보험사들은 모두 간사회사가 있다는사실조차 알려주지 않았다.25세이하 가입자들 때문에 입는 손해금액은 분기별로 다른 보험사들에 할당.정산되고 있어 손해는 마찬가지라는 이유다.
H사 강남영업소측은『지난달초 본사에서 26세 미만의 보험취급을 아예 하지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보험사마다 시장개방을 앞두고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사고율이 높은 20대들의 가입을 기피해 왔지만 이젠 가입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 』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또「불량물건」을 받아준 영업사원에 대해서는 다른 피보험자(6.5%)보다 훨씬 낮은 1%의 영업수당만 지급하고 영업사원들도 빈번한 사고처리등의 이유를 들어 노골적으로 보험인수를 기피,무보험차량의 증가를 ■추기고 있다.
◇보험사 주장=보험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4월~올 3월까지 보험가입자중 사고를 낸 비율은 31세이상이 14%인데 비해▲20세이하 33%▲21~25세 21%▲26~30세 16%등으로 25세이하의 사고율이 평균보다 두배이상 높았다.여성 운전자도 19.1%로 남성의 16.3%보다 높았다.
손해보험협회가 밝힌 11개 자동차 보험회사들의 전체 적자액은8천억원이며 누적적자액은 2조5천억원이다.
따라서 연령별로 적용되는 보험수가에 차등을 두는등의 조치가 없는한 25세이하의 보험가입을 기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보험회사측의 주장이다.
◇문제점=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가운전자들의 종합보험가입률은 올 6월말 현재 전체 6백79만대중 78.4%인 5백33만대다.1백40여만대는 책임보험만 들었거나 그마저 안든 상태로 운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운전면허취득.차량구입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여서 보험사들의「불량물건」기피가 계속된다면 무보험차량의 수는 엄청나게 늘어날 전망이며 사고시 배상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뒤따를 수 밖에없는 형편이다.
보험회사들의「적자」를 고려한다해도 사회보장 차원에서 실시되는자동차보험을 이윤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시급히 시정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金鴻均.金玄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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