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단>새 경제팀에 바란다 민간경제 자율화 과감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불안사태(不安事態)와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미숙으로 관련 부처인 내무.외무.국방.통일.안기부등의 개각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가 잘 된다고 기고만장한 경제부처의 개각이 단행되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일이 잘 안될때 일이 잘 되도록 하기위해 사람을 갈고 일이 잘 되면 그대로 두는 것이 상례(常例)인데 지난번 총리 경질에 이어 또한번 더 실망하게 된다.상식밖의 일이다.이번의 개각은 기획원장관을 밀어내기 위한 실세들의 자리 바꿈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부총리를 앞에 세워놓고 대통령의 측근 두 사람이 경제를 좀 더 노골적으로 주무르겠다는 새로운 의지를보여 주려는,같은 무대위의 간단한 자리 바꿈이다.지금까지 의도되어 온 인기위주의 팽창주의,무엇이든 큰것 보여 주려는 한탕주의 만병통치형금융실명제 강화등은 그대로 지속되리라 본다.
특히 금융실명제를 통치의 업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재무를 기획으로,또 금융전문인 수석을 재무로 승진 이동시키고 실세차관을수석으로 하여 뒷받침하고자 한 것같다.그러나 만병통치 금융실명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현경제상황에는 문제도 많고 이 문제가 심화되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도 큰 부담을 안게 되어있다.고도성장과 과열(過熱)속에 금융실명제의 부작용과 각종 불안요소가 덮어지는 것 같아 다행으로 여기고 있을지 모르나 문제가 누적되고한계를 넘게 되면 파탄이 온다는 것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기고만장하고 있을 수 없다고 본다.지자체.국회.대선등 선거를 연속으로 치러야 하는데 인플레이션.무역적자.각종 불균형.사회불안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심각한 상태에 있다.또한 경제의 내용에 있어서 개선되 거나 희망적이기보다 겉치레에 의한 깜짝쇼가 심하다는 평가가 팽배하고 있다.개각을 계기로 경제의 내막(內幕)을 다시 한번 더 정확히 살펴 보기 바란다.이제 어차피 개각은 되었으니 국민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몇가 지를 바라고 싶다.
첫째,문민정부라는 이름으로 신경제를 부르짖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구태의연하거나 인기전술에 불과했다.
이제는 이러한 허구를 깨끗이 버리고 진정한 새경제의 틀을 마련한다는 정직한 자세로 자율화를 과감하게 실천하기 바란다.
정부가 민간경제활동의 자율화를 단호히 단행한다면 규제완화도 과감하게 이루어지고 경제를 내실화하는데 지름길이 될 것이다.규제완화를 획기적으로 단행하기 바란다.둘째,국제화.개방화를 내실있게 실천하기 바란다.세계속의 우리나라 경제는 양 적 측면에서상위권에 있으나 국제화.개방화는 하위권에 있다.
개방해도 되는데 개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국제화.개방화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스스로 선진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국제적 감각 없이 이해부족으로 이기주의에 젖어 개방화를 두려워하는 일부 사람의 소아병적 엉터리 주장을 들을 필요없이 개방을 과감히 실천하기 바란다.
셋째,미래의 지속적 성장과 내실을 위해 현재의 경기를 조정하기 바란다.8% 이상의 GNP증가율은 물가상승.인건비 상승.경상수지적자.악성투기와 과도한 지출및 각종 불균형을 유발해 경제구조를 왜곡시키고 경제활동을 부실하게 하며 각종 모순을 심화시키게 된다.
안정과 균형을 다지고 실속을 두텁게 하며 중장기적 경제발전의틀을 굳건히 해야할 것이다.
넷째,우리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효과적으로 시정하기 위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립하며 시행하기 바란다.가격구조의 모순을 해소하고 정책우선순위를 확실히 하며 수익자부담 원칙을 확립하고 경제에의 정치개입을 배제하며 자율에 의한 효율을 원칙으로 하기바란다. 끝으로 경제문제는 경제논리로 풀기 바란다.일시적 인기보다 중장기적 내실화에 양심을 걸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