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린이 글짓기 10년째 지도 李가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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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글짓기의 기본은 독서입니다.평소 좋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어린이에게 글 잘쓰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요.또 독서지도등 어린이들에 대한 가르침은 어머니들이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어머니들이 먼저 책을 많이 읽어 좋은 책을 골 라낼 수 있는안목을 길러야 하는것도 그때문이지요.』 지난 10여년동안 많은어린이들에게 글짓기를 지도하는 한편 순수 어린이잡지를 만들어 책을 접할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보내주는등 「어린이들에게 좋은책 읽히기」를 삶의 보람으로 삼는 동화작가 李가을(54)씨.
책읽기를 좋아해 지난 77년 서울 반포동에 아예「가을 글방」이라는 서점을 열었던 李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서점을 찾는 동네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등 무료로 독서지도를 하면서부터 어린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85년 경영상 어려움으로 서점문을 닫게 되자 그동안 李씨를 지켜봐 온 동네 어머니들이 자녀의 글짓기지도를 정식으로 요청해왔고 그때부터 李씨는 글짓기 전문지도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글짓기 시간의 절반은 책읽기입니다.글짓기보다 더 중요한게 독서지도고 글짓기도 결국은 독서에서 출발한다는 것이지요.생활속에 있었던 얘기를 자연스럽게 쓰도록 함으로써 글짓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현재 15개팀 50여명의 어린이에게 매주 1회씩 글짓기 지도를 하고 있는 李씨의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글짓기 지도 방식이다.
그 자신 동화를 쓰는 李씨는 지금까지 다섯권의 동화책을 냈고,88년에는 뜻을 같이하는 아동문학가와 몇몇 어머니들의 도움으로 창작동화와 어린이들이 직접 쓴 동심의 글을 모은책 계간(季刊)『어린이』를 창간,7년째 발행하고 있다.
李씨는 상업광고와 만화가 없는 이 잡지 3천부를 찍어 정기독자분 1백권을 제외한 전부를 고아원.소년원.벽지학교.장애자시설등의 어린이에게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글짓기지도 강사료.인세등을 잡지의 제작비(5백만원)와 우송료(1백만원)충당에 몽땅 털어넣고 있으면서 그는 이 잡지를 월간(月刊)으로 전환,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더 자주 보내주고 싶어한다.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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